[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올해 부산지역 첫 정비사업 시공사 수주전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2000채 규모에 달하는 매머드 아파트 단지를 짓는 부산시 부산진구 시민공원주변(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과열경쟁 양상 속에 흑색선전이 난무하며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는 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 홍보관을 각각 열고 수주전에 나섰다.
이 재개발 사업은 부산진구 범전동 일대 13만 6727㎡에 지하 5층∼지상 69층 규모의 아파트 1902가구와 오피스텔 99실,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만 1조원이 넘어 건설사들의 관심을 받았다.
당초 시공사는 GS건설이 선정됐지만 공사비를 3.3㎡당 987만원 수준까지 증액하는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다 지난해 6월 조합이 GS건설과 계약을 해지하며 다시 시공사 선정 절차가 시작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15일 마감된 시공자 선정 입찰에서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참여 의사를 밝힌 후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기술력 경쟁과 별개로 양사의 부정적인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등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첫 논란은 입찰 과정에서 나왔다. 수주 경쟁에 뛰어든 삼성물산이 입찰 서류 일부를 조달청 전자조달시스템(누리장터)에 올리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조합은 입찰 관련 서류 모두 누리장터에 올리라고 요청했는데, 서류 일부를 누락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서류는 전자 시스템 상 일부만 누락됐을 뿐 조합에 모든 서류를 따로 제출했다"면서 "전자조달시스템 등록 서류가 입찰 제안서 외 기타 부속서류를 포함한 일체인지 여부에 대해 해석상 논란이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로펌에 문의한 결과 입찰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한 로펌은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동시에 접수할 의무가 있는 서류는 입찰 제안서 내지 입찰가격이 기재된 입찰참여 견적서 뿐"이라며 "그 외의 서류는 조합에 원본을 직접 접수하는 것으로 입찰 참가 의무를 다했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이앤씨는 입찰 제안서를 우편 발송 당일 교체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입찰 마감 후 제안서를 조합원에게 우편발송하는 과정에서 포스코이앤씨 직원이 제안서를 새로운 버전으로 교체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확인 결과 그런 시도 자체가 없었다"며 "그러한 사실이 있었다면 수주전 참여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불거진 불법 홍보 논란에 대해서도 조합과 건설사 모두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업계에서는 한 시공사 용역업체 직원이 수주전 진행 과정에서 토지 소유자 등을 상대로 개별적인 홍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국토교통부의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서는 개별적인 홍보를 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최근 특정 건설사가 개별적으로 홍보를 한다는 제보는 받았지만 실제로 확인된 것은 없다"면서 "제보가 다수 들어오면 조합 이사회에서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과열된 수주 경쟁 속 건설사들은 근거없는 비방이 오가며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 수주전에 참가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주전을 진행하다 보면 경쟁이 과열돼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오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증거가 없으니 특정 언론사 등에 근거 없는 정보를 제공하며 의혹만 커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부산 촉진2-1구역 조합은 13일 새 조합장을 선출했으며, 오는 27일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촉진2-1구역의 단지명으로 조합에 '래미안 에스팰리스 부산'을 제안했다. 또한 글로벌 건축설계사인 모포시스 등 해외 유명 설계사와 협업하며, 지난해 공개한 미래형 주거모델인 '래미안 넥스트홈'의 주요 기술도 적용할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부산 최초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전 시공사였던 GS건설이 제시한 3.3㎡당 공사비(987만 원)보다 약 100만원 낮은 891만원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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