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bhc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된 대표 제품 '뿌링클'과 신제품 '마법클'의 가격은 각각 2만1000원, 2만2000원. 후라이드 치킨 가격은 2만원이다. 서울 지역 매장에선 이 가격대가 지켜진다. 하지만 제주에선 다르다. 일괄적으로 1000원 이상 높다.
#60계 치킨 대표 제품 '크크크 치킨'의 권장 가격은 2만900원. 그런데 매장별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배달앱을 살펴보면 서울 강북구와 성동구의 크크크 치킨은 보통 2만2900원에 팔린다. 다른 지역 일부 매장들은 2만3900원의 가격대도 있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들쭉날쭉한 가격 책정에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면 어디서든 통일된 가격으로 동질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란 소비자 기대와 달리, 같은 브랜드의 동일 제품 가격이 매장별로 다른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한 매장에서 파는 제품도 매장과 배달앱에 노출된 가격이 다른 경우가 많다.
15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별 가격을 비교해 보면 같은 브랜드인데도 매장마다 제품 가격이 2000~3000원가량 차이가 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배달 권역이 겹치는 매장끼리도 서로 가격이 다른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동일 브랜드의 매장별 가격은 물론, 한 매장에서 파는 치킨 가격이 매장과 배달앱에 다르게 책정된 경우도 상당하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6개 업체 중 3개 업체에서 공식 홈페이지 가격보다 배달앱 가격이 평균 1978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 제품의 공식 홈페이지 가격과 배달앱 가격이 최대 7000원 차이가 나는 업체도 있었다.
같은 브랜드 가맹점 사이에서도 가격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현행법상 가맹본부가 가맹점의 가격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과 가맹사업법 등은 임대료, 인건비, 재료 비용 등 각 매장별 원가가 다른 점을 고려해 가맹점의 가격을 일원화히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본부가 점주에게 가격을 강제할 수 없다. 권장 판매가를 권하긴 하지만 법적으로 가격을 통일할 수 없기에, 일부 점주가 각종 비용을 고려해 판매가를 올려 판매하는 상황이 자주 나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통상적으로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면 어디서나 동일한 가격으로 균일한 품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전제가 깨진다면 프랜차이즈를 이용하는 근본적 이유가 흔들리게 된다. 다수의 소비자들이 가맹점별로 천차만별인 가격 차이를 알지 못한 채 프랜차이즈 업체를 이용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30대 소비자 A씨는 "가맹점마다 치킨 가격이 다르다는 걸 최근에 알았다. 이제 프랜차이즈 치킨도 가맹점별로 어디가 싼지 따져보고 먹어야 할 판"이라며 "프랜차이즈는 특별하진 않더라도, 어느 가맹점을 가도 같은 가격에 일정 수준 이상의 균일한 퀄리티를 제공할 것이라 믿고 이용해 왔다. 가격이 제각각 다르다면 그 가맹점들을 같은 브랜드로 묶어도 될지 의문이다. 소비자 기만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공익네트워크 관계자는 "동일 제품의 가격 차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일부 매장에서 과도하게 가격을 높여 판매하는 것을 프랜차이즈 본사 차원에서 관리하여 공정한 시장질서 안정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쉽사리 손 대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프랜차이즈의 통일성 유지 측면에선 가격을 균일하게 하는 것이 맞으나, 각 가맹점 경영 환경이 상이한 터라 일괄적인 가격 정책을 강요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브랜드 통일성만 생각한다면 가격이 같아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현재 정책을 무조건 개선해야 한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각 가맹점마다 임대료, 인건비 등의 차이가 있다. 같은 가격으로 팔면 타 가맹점 대비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곳이 존재하는 셈이다. 브랜드에 소속된 가맹점이라고 이 부분을 무조건 감수하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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