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숙취해소제 시장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흔했던 음료 형태에서 비음료 형태로, 비음료 내에서도 환 제형에서 짜먹는 스틱형 젤리 타입으로 대세가 넘어가는 분위기다. 숙취해소제 주 소비층이 점차 젊어지면서 생긴 변화다.
14일 HK이노엔에 따르면 숙취해소제 '컨디션'의 지난해 누적 매출은 3분기 기준 4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앞서 컨디션은 지난 2022년 역대 최대 매출(604억원)을 기록한 바 있는데, 지난해 연말 성수기 성적을 고려하면 이 기록이 갱신됐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성장세의 주역은 지난 2022년 3월 출시한 짜먹는 스틱형 젤리 타입 제품 '컨디션 스틱'이다. 출시 1년이 갓 지난 지난해 3분기 컨디션 스틱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5% 증가한 36억원으로, 해당 분기 전체 컨디션군 매출의 24%를 담당하고 있다. 컨디션 스틱을 필두로 비음료 숙취해소제 시장 점유율도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 2022년 1분기 19.6% 수준에서 지난해 9월 40%까지 급증했다.
삼양그룹 식품 계열사인 삼양사는 지난해 12월 '상쾌환 스틱' 신제품 샤인머스캣, 복숭아맛을 출시했다. 이로써 상쾌한 스틱은 지난 2019년과 2021년 각각 선보인 망고, 사과맛과 함께 4가지 맛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상쾌한 스틱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양사에 따르면 전체 숙취해소제 라인업에서 상쾌한 스틱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출시 첫해 1% 수준에서 2022년 35%까지 늘었다.
종근당도 지난해 11월 스틱형 젤리 타입 숙취해소제 '깨노니 스틱' 배사과맛과 납작복숭아맛 2종을 출시하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숙취 효능에 관한 제조공법 특허를 받은 '노니트리'를 주원료로 L-아르지닌, 타우린, 헛개나무열매추출분말, 수용성밀크씨슬, 건조효모(글루타치온 함유) 등의 원료를 배합했다. 한독의 '레디큐'도 지난 6월 스틱형 젤리 제형 제품 2종을 출시했다. 망고맛 '레디큐 스틱 오리지널'과 패션후르츠맛 '레디큐 스틱 레이디'다.
스틱형 젤리 타입 숙취해소제가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건, 젊은 세대의 선호도가 유독 높은 덕이다. 롯데멤버스가 지난해 발표한 뉴스레터에 따르면 50대보다 2030세대에서 숙취해소제를 더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에서는 음주 시 숙취해소제를 '주로 복용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16%였던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5.3%에 그쳤다. 30대는 15.0%, 40대는 14.3%다.
특히 환이나 젤리로 된 숙취해소제에 대한 젊은층 선호도가 뚜렷했다. 액상 숙취해소제의 경우 연령대별 응답률이 20대 43.1%, 30대 58.7%, 40대 64.7%, 50대 이상 77.1%로 고연령층일수록 선호도가 더 높았다. 반면 환 형태 선호도는 20대 31.0%, 30대 28.6%, 40대 23.7%, 50대 14.5%였고, 젤리 형태 선호도는 20대 25.4%, 30대 12.7%, 40대 11.2%, 50대 이상 7.6%였다.
업계 관계자는 "액상형 제품은 무겁고, 마시면 배부르다는 평이 많다. 중장년층은 음료 형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지만, 젊은층은 가볍게 먹기 편하고 휴대성이 좋은 스틱형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스틱형 제품은 초기부터 2030세대를 타깃으로 출시했고, 실제로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안다. 먼저 출시됐던 환 제형 제품의 매출 비중이 아직 높지만, 스틱형 제품이 점점 따라잡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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