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한 초등학생이 무인카페에 얼음을 쏟고 다시 돌아와 사과의 쪽지와 1000원짜리 지폐를 남기고 간 사연이 전해지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등학생의 선한 영향력에 감동받는 하루였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무인카페를 운영 중이라는 작성자 A씨는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가게를 살피던 중, 바닥에 얼음이 쏟아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CCTV를 돌려봤고, 한 초등학생이 얼음을 엎지르는 장면을 확인했다.
이에 A씨는 "컵을 꺼내서 제빙기에 올려놓고 얼음을 받아야 하는데 컵을 꺼내지 않고 그냥 레버를 눌러서 얼음으로 난장판이 된 것"이라며 "처음 이용해 봤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그제야 컵을 꺼내고 음료만 받고 치울까 말까 하다가 그냥 갔다. 황급히 자리를 뜨더라. 맥 빠지는 순간"이었다며 "그래도 어차피 저 학생은 음료값을 지불했고 나는 노동 값이라 생각하고 청소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A씨는 "그날 저녁 매장에 정리하러 갔는데 선반 위에 연습장 꼬깃꼬깃 접어 찢어놓은 종이 하나가 있었다. CCTV 돌려보니 그 초등학생이더라. (초등학생은) CCTV를 보며 인사를 하는 것처럼 보였고, 카메라를 보며 이 쪽지를 봐달라는 듯 제스쳐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3년 동안 영업하면서 지쳐왔던 제 마음을 싹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해당 학생이 작성한 쪽지 사진을 공개했다.
학생의 편지에는 "사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무인카페를 처음 와서 모르고 얼음을 쏟았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고 치우겠습니다. 작은 돈이지만 도움 되길 바랍니다. 장사 오래오래 하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학생은 쪽지와 함께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남겼다.
이에 A씨는 "학생은 자기가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성의 금액이었는지 1000원을 끼워 놨다. 초등학생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감동을 받아보긴 처음"이라며 "저 역시 저 자신을 뒤돌아보게 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로서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1000원은 지갑 속에 고이고이 넣어둘 것"이라며 "학생의 마음은 잘 받았고, 이제 제가 받은 걸 돌려줘야겠다. 구매 이력이 남아서 학생에게 연락할 방법이 있다. 제가 언제까지 영업하게 될 진 모르겠으나, 이 학생에게는 영업을 접는 날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코끝이 찡해진다. 이런 친구들이 있어 미래가 밝다" "천사가 왔다" "어린 친구가 어른보다 더 멋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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