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약 한 달간 이상인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 1인 체제를 유지해왔던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이 지명한 2인 체제로 업무를 시작한다. 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이 27일 재가되면서다. 야권의 반대를 무릅쓰고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등 급박한 현안을 2인 체제에서 의결할지 주목된다.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김홍일 방통위원장을 비롯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중 최 부총리를 제외한 4인은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다. 김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는 지난 27일 진행됐다.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이틀 만에 임명된 것이다.
◇이동관·이상인→이동관 사퇴→김홍일·이상인 2인 체제로 복귀
최근 한 달간 방통위는 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왔다. 지난 1일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이 국회 본회의 탄핵 표결을 앞두고 방통위원장에서 자진해 사퇴하면서다. 이 전 위원장이 사퇴하기 전까지 5인 합의제 행정기구(대통령 2인 지명, 국회 3인 추천)인 방통위는 대통령이 지명한 이동관·이상인 2인 체제로 운영돼왔다.
김 방통위원장은 지난 6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방통위원장으로 지명받았다. 이 전 방통위원장 사퇴 닷새 만이다. 당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리핑을 열고 "2013년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물러난 이후 10년 넘게 변호사, 권익위원장을 지내며 법조계와 공직을 두루 거쳤다"며 신임 방통위원장의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김 방통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는다. 오후 5시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한다. 취임과 동시에 업무에 돌입하는 것이다. 이로써 방통위는 이동관·이상인 2인 체제서 이상인 직무대행 체제로, 이상인 1인 체제서 김홍일·이상인 2인 체제로 다시 복귀하게 됐다.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등 현안, 대통령 지명 2인 체제서 의결 가능성
2인 체제를 맞이한 방통위가 주요 현안을 의결할지도 관심사다. 2인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현안 의결을 이어갈 경우 야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후보자 신분이었던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방통위 2인 체제에서도 의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탄핵 사유'를 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인사청문회에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통위는) 대통령과 국회, 여당과 야당 3자가 합의하라고 해서 합의행정기관"이라며 "어떻게 2명이 의결할 수 있다고 법률가가 이야기를 하느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만 의결할 수 있는 게 합의행정기관 원 취지냐. (후보자는) 불가능한 걸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탄핵 사유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인 1인 체제로 운영돼왔던 방통위는 최근 한 달간 전체회의를 소집하지 못했다. 지상파 재허가에 대한 유효기간이 이달 말 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때문에 정치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지상파 재허가를 우선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시 국무회의가 예정돼 있어 이날 오후에는 전체회의를 소집하기 어렵다. 주말에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김 방통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2인 체제인 방통위 의결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가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법대로 처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2인 체제가 아닌 5인 체제가 바람직하지만, 법률적으론 2인 체제 의결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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