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 여전…기업 10곳 중 8곳 "올해 채용 목표 못 채워"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올해 채용을 진행한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이 애초 계획한 인원을 고용하지 못하고 '구인난'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 HR연구소가 21일 317개사를 대상으로 '2023년 채용결산과 2024년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직원을 채용한 291개사의 80.4%는 연초 계획한 규모의 인원을 뽑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6.8%는 충원 인원이 애초 계획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답했다.

기업 형태로 보면 충원 규모가 50% 미만인 곳은 대기업이 30.8%로 가장 컸다. 이어 중소기업(28.7%), 스타트업(25%), 중견기업(17%) 순으로 나타났다.

연초 계획만큼 충원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원자 중 적합 인원 부족(51.7%)'을 이유로 꼽았다. 이어 '지원자 부족(15.4%)', '시장 불확실성으로 채용 보류(13.2%)', '채용 예산 부족 및 인건비 부담(10.7%)' 등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내년 채용 전망에 대해선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답변이 43.2%로 가장 많았으며.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은 34.1%로 '늘어날 것(22.7%)'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선호하는 경력 연차가 낮아지는 경향도 발견됐다. 내년에 우선 확보할 인재를 묻는 질문에 '1~5년차'가 37.9%를 차지하며 1위로 나타났다. 이어 대리~과장급인 '5~10년차(28.4%)', '신입 (25.2%)', '10년차 이상(3.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조사와 비교하면 신입과 1~5년차는 각각 3.9%p(2022년 21.3%→2023년 25.2%), 3.3%p(34.6%→37.9%) 늘어난 반면 5~10년차는 9.5%p(37.9%→28.4%) 감소했다. 구인난이 심해지며 5~10년 고숙련 인재들의 수요가 신입과 저연차 인재로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내년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를 묻는 질문에는 '실무 및 프로젝트 경험'이 42.3%로 1위에 꼽혔다. 이어 '조직 적합성(24%)', '역량 및 잠재성(15.8%)', '유관 경력 연차(9.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최승철 사람인 HR연구소 소장은 "기업들이 비용 통제에 나서며 고비용·고연차 인재 선호에서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은 신입, 저연차 인재로까지 눈을 넓히는 모습"이라며 "채용 실패를 막기 위해 인재풀의 스펙트럼을 넓혀 인력 공백을 줄이는 한편 저연차 인재들에 대한 교육훈련과 긍정적인 직원 경험 강화에 집중한다면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