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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국고채 시장 유동성 악화하면 더디게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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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SVB 사태 등 이벤트 발생 시 높은 변동성 동반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코로나19,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같은 악재로 국고채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 시장 기능이 떨어지면 회복 속도도 더디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21일 한국은행은 'BOK 이슈 노트' 통해 "시장 기능 저하가 발생했던 날 하루 중 시장 상황을 살펴보니 시장 유동성 악화는 변동성 확대와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국고채 시장과 관련된 예상치 못한 뉴스가 보도되면 시장 유동성이 즉시 악화했고, 특정 뉴스에는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기 전에 유동성이 먼저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시장 유동성이 크게 악화하면 수일 혹은 수 주일에 걸쳐 더디게 회복되는 경향이 있었고, 이 시점에 평상시보다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주요국의 국고채 시장에서 단기간 내 시장의 유동성이 위축되거나 가격이 급변하는 '시장 기능 저하' 이벤트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여기서 유동성은 호가 제시, 거래 체결 정도 등 시장 활동의 활발한 정도를 뜻한다. 시장 기능 저하는 가격 형성 및 매수-매도가 불완전해지고, 시장이 불안정하게 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과거 국내 국고채 시장의 주요 이벤트 [표=한국은행]
과거 국내 국고채 시장의 주요 이벤트 [표=한국은행]

가장 최근 이벤트인 SVB 파산일인 지난 3월 10일 3.70%였던 우리나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4일 3.35%까지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각각 2.56%, 3.91% 하락했다. 3월 14일 오전 국고채 금리는 3.20%까지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 유동성 지수가 90분위를 상회했고, 이어 유동성 지수 상승과 동시에 국고채 금리가 급격하게 하락했다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2020년 3월 11일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위험 자산인 주식뿐만 아니라 안전 자산인 국고채 가격도 급락했다. 현금 쏠림 수요 현상이 나타나면서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시장 기능 저하 이후 유동성을 회복하는 데 브렉시트 국민투표(2016년)는 20일, 미국 대선(2016)은 59일, 코로나19 팬데믹 선언(2020)은 13일, SVB 사태(2023)는 17일이 걸렸다.

유동성 지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기간에는 가격 변동성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높아진 변동성이 이벤트 이전 수준으로 낮아지는 데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5일, 미국 대선은 29일, 코로나19 팬데믹은 13일, 일본은행 수익률 곡선 조정(Yield Curve Control·YCC)은 96일, SVB 사태, 미국 국채금리 하락은 13일이 소요됐다.

한은은 "국내에서도 외국인 거래 증가, 알고리즘 거래 기술 발전 등 국고채 시장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하루 중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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