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40대와 함께 주택 구매 주축으로 불리는 30대 주택 구매가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규제 완화에 살아난 주택 수요가 특례보금자리론 종료를 기점으로 다시 얼어붙는 모양새다.
20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30대의 아파트 구매는 8829건으로 전달과 비교해 1226건 감소했다.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9000건 아래로 떨어졌고 1만건이 무너진 것도 지난 5월 이후 5개월 만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주택 가격 상승 등으로 아파트 매매는 모든 세대에서 감소했지만 30대에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10월 아파트 매매 비중에서 30대는 전체 25%로 전달 대비 3%포인트 감소했다. 40대도 매매 비중이 27%에서 26%로 감소했지만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30대 매매 비중을 뛰어넘었다.
30대는 올해 가장 적극적으로 아파트 매매 시장에 뛰어들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특례보금자리론 등 생애 첫 주택 구매자 대상 대출 규제를 완화하자 경제활동 기간이 짧아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30대의 시장 참여가 수월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자료 기준 전국 아파트 1~9월 거래 30대 아파트 구매 비중은 전체 31만6603건 중 8만5701건(27.1%)으로 40대(8만2077건, 25.9%)를 뛰어넘었다. 3분기까지 30대 누적 아파트 거래량이 40대를 앞지른 건 2019년 연령별 매매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증가세를 보였던 30대 주택 구매가 급감한 것은 특례보금자리론 등 대출이 중단된 탓으로 풀이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 대상 연 4%대의 금리로 최장 50년간 최대 5억원을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주 신청자는 30대였다. 지난 5월 4일 주택금융공사(HF)가 발표한 1~4월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자 분포에 따르면 30대 신청건수는 5만4979건(40.1%)로 가장 많았다. 금액 또한 13조8172억원으로 전체 44.7%였다.
다만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 9월 일반형 대출이 중단됐고 내년 1월에는 부부 합산 연 소득 1억원 이하이거나 6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대출해 주는 우대형이 중단 예정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집값 상승에 이어 대출까지 중단되면서 30대의 주택 구매 여력이 줄었다는 평가다. 서울 노원구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젊은 사람들의 문의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도 매물을 찾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구매 수요는 여전한 만큼 내년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연령별 세대 수요가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0~2021년 주택가격 급등을 겪으면서 '집은 있어야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해 청년과 신혼부부도 여력만 된다면 집을 사는 것도 좋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력이 생기면 집을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를 고려할 때 신생아특공 등으로 조건이 갖춰지면 주택 수요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부동산은 타인 자본을 끌어들여 매수하는 특징이 있다"면서 "대출 제도가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주요 매수 세력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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