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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민의힘 최승재, '마포갑' 깃발…'민주당 아성'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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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사건 전부터 출사표…'험지' 도전 꿈 꿔"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 때부터 마포갑과 인연"
"김기현, 강서 패배 직후 '백의종군' 했어야"
"당내 공천 눈치…언로와 토론 사라져 안타까워"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던 서울 마포갑이 여당 내 격전지로 부상했다. 이 지역 터줏대감인 4선의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자 '무주공산'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타나면서다. 여당 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천 경쟁이 예고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마포갑 예비후보로 등록한 한 현역의원이 이번 경쟁에 대해 입을 열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당내에서 마포갑에 가장 먼저 깃발을 든 현역 의원이다. 지난해 11월 노 의원이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기 전부터 공석인 국민의힘 마포갑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에 지원했다. 최 의원은 보수 정당의 '험지'였던 마포갑에 도전장을 낸 것에 대해 "당시에는 '무모하다'라는 지적도 받았지만, 지역 정치를 한다면 우리 당에 가장 열악한 지역에 도전하고 싶었다"며 "소상공인연합회 시절 단 한 번도 편안함을 추구하지도 타협하지도 않았던 성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의 마포와의 인연은 지난 2018년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던 최 의원은 "통신서비스 장애 피해 현장에 달려와 보니, 어떻게 보상받을지를 몰라 넋을 놓은 상황이었다"며 "이들의 보상을 위해 피해 산출을 집계하고 동의서를 받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고 회상했다. 아현동 지역의 열악한 환경과 높은 빌딩이 함께 공존하는 마포가 빈부격차에 따른 갈등의 압축판이라고 본 그는 "'함께'라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제가 갈등 해소의 매개체가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최근 '당대표 사퇴' 사태를 계기로 일부 초선 의원이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달리, 최 의원은 당내 현안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과감하게 드러냈다. '당내 시선이 두렵지 않은가'라는 질문에도 "국민의힘 전체가 잘 되는 것이 중요하지, 나 혼자 살겠다는 것은 의미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 전 대표 사퇴에 대해 "힘들었을 것 같다고 생각한 만큼, 결의 찬 결단을 구성원으로서 숭고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다만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당시 '백의종군'하지 못했다면 책임감을 가지고 일선에서 앞장서 자신을 헌신하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김 전 대표의 사퇴로 당이 더욱 혼란에 빠졌다는 것이다.

그는 '수평적 당정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당내 일부 의원들이 떳떳하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원인으로 '공천'을 꼽았다. 그는 "과거와 달리 여당으로서 권력이 생기고 난 후부터는 대통령의 성공이 아닌 '이 사람이 대통령과 친하다더라'라면서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며 "자신의 목소리보다 권력의 중심이 어디인지가 우선되니 언로와 토론이 사라졌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다음은 최 의원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 내에서 전·현직 의원들보다 일찍 도전장을 냈다. 왜 마포갑을 선택했나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당시 서울 곳곳에 전통시장을 다니며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많이 만났다. 제가 지난 2018년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당시 통신서비스 장애로 영업에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달려와 보니, 어떻게 보상받을지를 몰라 넋을 놓은 상황이었다. 이들의 보상을 위해 피해 산출을 집계하고 동의서도 받기 위해 뛰어다녔다. 마포의 경우, 전통적으로 물류의 집산지였던 과거 명성과 달리 열악한 환경이 됐다. 현재는 여러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 타운이 들어와 신흥 지역으로서 성장했지만, 아현동 등 지역은 여전히 음식 배달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언덕길과 비탈길로 이루어져 있다. 열악한 환경과 함께 전통시장과 빌딩이 조성된 것이다. 제가 마포에 있으면서 이들 소상공인을 위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성장의 그늘에서 공정과 원칙에 소외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함께'라는 희망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제가 매개체가 되고 싶었고, 마포구민 간 갈등을 해소해 희망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마포를 선택하게 됐다"

마포는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인데,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사건 이전부터 마포에 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지역 정치를 한다면 우리 당에 가장 열악한 지역에 도전하고 싶었다. 당시 제가 마포에 간다는 얘기에 '무모하다', '유리한 지역으로 가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소상공인연합회 시절 단 한 번도 안락하거나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았고, 타협하지도 않았다. 제 삶이 힘들 수 있지만, 소상공인의 삶이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면 저를 던지고 싶었다. 마포는 성장에 따른 갈등이 불거진 압축판 같았고,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도전하고 싶었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현재 여당에 대한 마포 구민의 민심은 어떤 것 같나

"마포는 보수 정당에 대한 지역 사람들의 반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그동안 후보로 나온 인사들의 경우, 전문가들이고 스마트한 사람들이었지만 '현장감'은 부족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전통시장에 가서 붕어빵을 먹고 맛있다는 표현을 하지만 소상공인이 이 붕어빵을 만드는 애환은 모른다. 이들이 임대료로 고통받고 언제든지 건물주로부터 쫓겨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공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약자를 보호하는 모습은 잘 보여줬지만 이 실체는 문재인 정부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결국 현장감을 가진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역의원 3명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인적 자원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 부분에 대해선 인정한다. 다만 제 입장에선 마포를 선택한 이유는 마포의 발전과 열악한 소상공인을 대변하기 위해서다. 어려운 지역이기에 간 것이지 쉬운 지역이라서 간 것은 아니라는 점을 우선 말하고 싶다. 여러 현역의원이 도전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2년 전부터 모두가 어려운 지역이라고 관심이 없을 때 기반을 다지기 위해 지역을 돌아다닌 것은 나다. 우리당이 야당 시절부터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까지 마포에 가서 유세차를 타고 모든 선거 일선에서 앞장서서 유세를 펼친 것도,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당시 소상공인에게 달려간 것도 나였다는 것을 마포구민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건 이후 유리한 분위기가 마련되니 많은 지역구를 놔두고 마포에 도전하는 상황이다. 저는 오랫동안 마포갑 당협위원회 조직위원장에 보류됐어도 조직의 일원이니 군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우리 당과 합당하지 않은 조정훈 의원이 시대전환 마포갑 당협위원장 자격으로 현수막을 걸며 홍보하는 것을 당이 용인한다면 누가 당의 일원으로서 충성할 수 있겠나.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공동체 의식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 만큼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김기현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놨다. 결단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김기현 대표가 결단하기까지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제가 국회의원을 해보니, 국민들의 여러 문제를 듣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육체적으로도 힘들고 책임감도 컸다. 당대표직은 그 이상으로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김 전 대표가 힘들었을 것 같다. 열심히 하는데도 불구하고 비난받고 잘한 것은 언급되지도 않는다.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지 말라는 열 마디 말보다 물러나야 한다는 말 한마디가 본인한테는 고통이었을 것이다"

김기현 대표가 사퇴하지 않았어야 했다고 보는가

"당대표는 헌신을 통해 권위를 만드는 것인데, 지도부 출범부터 당대표의 능력이 아닌 대통령실과의 관계가 영향을 끼쳤다는 오해를 받지 않았나. 그러다 보니 당대표의 어떤 결정마다 왜곡된 시선을 받았고 본인 스스로 압박을 받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만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당시 '백의종군'을 하지 못했다면, 책임감을 가지고 일선에서 앞장서 자신을 헌신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았을까 싶다. 당대표가 물러남으로써 혼란이 종식된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현 대표의 결의에 찬 결단을 구성원으로서 숭고하게 받아들이지만, 당이 쾌속선이 된 것이 아니라 더 흔들리며 빙하로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일부 초선 국회의원이 과거와 달리 쇄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우리가 야당이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당시에는 초선·재선 의원 모임이 많았다. 자유로운 토론도 이뤄졌지만, 초선들이 뭉쳐 다선 의원들을 비판하거나 하는 행동은 없었다.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도 더욱 뭉치는 계기도 마련됐지만, 여당으로서 권력이 생기고 난 후부터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더 많이 가진 것처럼 느껴졌고, 의원 선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영향력이 극대화되기 시작했다.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가 아닌, '저 사람이 대통령과 소통을 잘한다더라', '이 사람이 대통령과 친하다더라'라면서 한쪽으로 쏠리니 변별력이 없어진 것 같다"

내년 총선 공천이 중요하기 때문인가

"정치인에게 공천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목소리를 내거나 특출나게 자신을 부각하는 것보다, 되도록 어디가 권력의 중심인지 어디가 공천의 중심인지를 따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자신의 목소리보다 권력이 더 중심이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토론보다 어떠한 기조에 따라 쏠림 현상이 있는 것이고, 당내 민주주의보다 일사불란함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권력 근처에 가고 싶고 도달하면 안전하다고 느낀다. 이것이 우선되다 보니 언로와 토론이 사라졌다"

소신을 밝히는 것에 대해 당내 시선은 안 두려운가

"소상공인의 권리를 대변할 때부터 나만 살겠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 없다. 바다가 오염되면 고래라고 해도 혼자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작은 물고기, 큰 물고기 모두 잘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싫다면 다른 바다로 도망하거나 멸치로서 사는 방법밖에 없다. 스스로 타협한다는 의미이고, 국회에 처음 들어왔을 때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마음을 이미 잊어 버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는 국민의힘 전체가 잘 되는 것이지, 나 혼자 살겠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21대 국회에서 관철하지 못해 아쉬웠던 점이 있는가

"솔직히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아쉬워진다. 야당에서 여당이 되고 많은 국회의원들을 상대해 보니 모두 전문가들이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것 같기 때문이다. 이들을 마치 수혜 대상으로 여기는 식으로만 보는 일부 관점이 있는데, 따지고 보면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것이다. 이들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모르니, '이자를 감면해 주겠다', '대기업에 소상공인을 도와줘라'라는 식의 문제 해결 방법이 나오는 것이다. 전기요금을 납품대금 연동제에 추가 반영하는 하도급법(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제조원가의 30%에 달하는 전기요금이 납품대금 연동제에 제외되면 하청업자들은 원가가 올라 견딜 수 없기 때문인데 문제의식이 없던 것이다. 이외에도 소상공인에 대한 인식 없이 추진되는 것이 많이 있다. '상생'이라는 이름으로 대기업에는 몇천억을 지원하는데, 피해 입은 소상공인한테는 30만원 정도가 지원되는 식이다. 단지 30만원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불공정하지 않게 장사할 수 있는 구조와 인식을 만들어 주고 싶기에 아쉬운 것이다."

최 의원은 1967년 홍천 출생이다. 경기대 경영학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나왔다.△중소기업중앙회 이사 △전국소상공인대회 총괄운영위원장 △전국소상공인살리기운동본부 대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제21대 국회의원 (비례대표/미래통합당) △국민의힘 원내부대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경제분과위원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역임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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