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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 리모델링…'황금알 낳는 거위'로 환골탈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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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모델링협의회, 2차 안전진단 등 인허가 절차 간소화 추진
서울시 리모델링에 적극적…"노후 주거 개선에 주택공급 기여 효과"
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 등 리모델링 기술력 확보 위해 과감한 투자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재건축에 밀려 '찬밥' 취급을 받는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해질 수 있을까.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사업주체들이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촉구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차 안전진단 대상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유권해석을 바꾸면서 수직증축을 하려면 1차 안전진단에 이어 2차 안전진단을 추가로 진행해야 하는 허들이 만들어진 탓이다.

통상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재개발보다 사업 기간이 짧고, 공종별 거쳐야 하는 단계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재건축·재개발보다 일반분양 물량 확보가 어렵고 사업성이 낮아 주택 소유주는 물론 시공사들의 선호도가 크진 않다. 다만, 뚜렷한 장단과 수요가 있는 만큼 리모델링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건설사들의 노력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 준공 완료 단지는 17개소, 사업 추진단지는 착공단지 4개소를 포함해 모두 68개소로 집계됐다. 시는 "준공 완료 17개 단지의 경우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은 없다"며 "그러나 지속적인 법·제도 완화를 통해 단순 노후 주거환경 개선뿐 아니라 기타 정비사업과 같이 주택 공급 확대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리모델링 추진현황 분포도. [사진=서울시]
리모델링 추진현황 분포도. [사진=서울시]

◇"리모델링 사업, 주거 안정 기여…문턱 더 낮춰야"

서울시 리모델링주택조합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에서 리모델링은 재건축·재개발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인허가 절차의 간소화를 요구했다.

'2030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에 따라 서울 전체 공동주택 단지 및 116개 주거생활권을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 서울 시내 116개 주거생활권 중 107개의 주거생활권 내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 공동주택 단지가 위치하고 있다.

마곡 주거생활권이 리모델링 사업시행시 가장 많은 3746세대가 최대로 증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농답십리 주거생활권이 두 번째로 2859세대가 최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 역시 "공동주택 리모델링이 주거 안정과 아파트 노후화에 따른 재건축시장으로의 집중을 방지함으로써 안정적인 주택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며 "리모델링 사업 추진 지원, 공공성 강화 및 지속가능성 확보 등을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인허가 절차 간소화 목소리가 크다. 서정태 협의회장은 "서울에 있는 리모델링 단지들 대부분이 1층을 필로티 구조로 전용해 수평 증축하는 방식의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며 "안전진단과 안전성 검토가 추가돼 사업 지연과 비용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0여 개 단지에서 어쩔 수 없이 추가 안정성 검토 등 인허가를 진행하거나 1층 필로티 구조 전용을 포기해야 한다"며 "안전을 보장한 상태에서 통합심의와 인허가 절차 간소화가 제도화될 수 있도록 서울시 유관 부서와 지속해서 소통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간 수평증축을 하기 위한 리모델링은 필로티 설계와 1차 안전진단만 받으면 가능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2차 안전진단 대상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유권해석을 바꾼 이후, 수직증축을 하려면 2차 안전진단을 추가로 거쳐야 한다.

또한, 협의회는 서울시가 '리모델링 가이드'를 마련하면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리모델링과 재건축 가능 여부, 리모델링 단지의 공공성 확보 등을 명확히 판단하기 위한 시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내년 계획 및 목표로 △리모델링 사업의 관리방안 △리모델링 사업의 추진 및 공공지원 확대 △리모델링 사업 가이드라인 수립을 제시했다.

종 세분화 이전 용적률 기준으로 준공된 아파트 단지들이 원활하게 사업을 추진·진행할 수 있도록 관리·지원책을 마련하고, 리모델링 사업 인허가 간소화 및 심의의 일원화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경기 용인 수지구 일원 현대성우8단지 아파트에 리모델링 관련 심의를 통과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아이뉴스24DB]
경기 용인 수지구 일원 현대성우8단지 아파트에 리모델링 관련 심의를 통과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아이뉴스24DB]

◇"계륵이지만…" 건설업계 "일감 수주 위해 더 좋은 기술 확보"

리모델링 사업이 기존 재개발·재건축보다 더 주목받지 못하는 데는 시시각각 바뀌는 정부의 규제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가 작용한다. 다만, 재건축·재개발에도 규제는 적용될 수 있고 이에 리모델링 사업으로 선회하는 사업장들이 늘 수 있어서 건설사들은 지속해서 리모델링 시장을 주시하고, 관련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 리모델링은 사업성이 잘 나오지 않는다. 창의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종목이고, 정치권 규제와 연관돼 시장 변동성이 크다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며 "그러나 언제 미래 비전이 생길지 모르는 분야기 때문에 리모델링 사업에 힘을 주는 타 건설사의 동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서울 핵심지에서도 재건축 기부채납과 분담금 관련 갈등이 이어지고 있고, 분당 신도시 등 재건축 이슈가 리모델링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무시하긴 어렵다"며 "언제든지 프로젝트를 가장 최상의 컨디션에서 추진하기 위해 관련 기술개발이나 특허에 투자하는 곳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2021년 2건(5721억원), 2022년에는 4건(1조3870억원)의 수주고를 쌓으며 리모델링 시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대우건설은 이미 수주한 사업장에는 더 좋은 리모델링 기술을 적용하고, 향후 수주할 사업장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자체 개발한 아파트 증축형 리모델링 '특화 평면'을 리뉴얼했다. 또한, 기본 틀을 유지한 채 공사를 하는 리모델링 사업에서 건설사 주거 브랜드의 특색과 철학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리뉴얼에선 '푸르지오'만의 매력을 녹여내기 위한 노력도 더했다.

특화 평면은 비 확장 발코니와 욕실 및 수납공간 부족 등 리모델링 전 구축 아파트들이 가지고 있었던 여러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개발됐으며, 올해 발표한 '푸르지오 에디션 2023'에 소개된 최신 주거상품도 도입된다. 기존 아파트 구조에 따라 △계단식 관통형 △계단식 일반형 △복도식 1베이(Bay) △복도식 2베이(Bay) 등 4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같은 달 포스코이앤씨도 리모델링 특화 '바닥 차음시스템'과 '모듈러 난방 급탕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20년 업계 첫 리모델링 슬래브 신구(新舊) 접합부 연결 기술'을 시작으로, 올해 LG전자와 '리모델링 맞춤형 가전제품', 포스코 특수강건재를 활용한 '리모델링 전용 수직증축 구조시스템'을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리모델링 특화 '바닥 차음시스템'과 '모듈러 난방 급탕시스템'까지 개발에 성공하면서 국내 탑티어 건설사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004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층간소음에 대한 별도의 법적 기준이 없었고 특히 기존 아파트의 바닥 두께도 대부분 120~150㎜에 불과해 층간소음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집중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구조적 특징이 있는 다수 리모델링 현장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바닥 차음시스템으로는 층간소음 저감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리모델링 특화 바닥 차음시스템'이라는 새 공법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국토교통부에서 규정하는 동등한 수준의 차음성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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