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사 “정당한 거래” 해명에도 시민단체 “의혹 수사해야”

[아이뉴스24 안영록 기자]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12일 “김영환 충북지사는 부적절한 돈거래 의혹을 명백히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충북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김영환 지사는 공장증설 인·허가 절차를 추진했던 폐기물업체 관련 회사로부터 수십억원의 돈을 빌린 의혹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충북참여연대는 “김 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금전거래를 시인하면서도 법적으로 문제 될 것 없다고 했다”며 “소개받을 당시 무슨 일을 하는 업체인지 몰랐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 상식은 돈을 빌리려면 금융권을 찾는 것”이라며 “4.5% 이자를 꼬박 쳐준다고 해도 인·허가 권한이 있는 단체의 장과 인·허가 민원 업체 간 돈거래는 아무리 순수하게 포장해도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제의 발단은 김 지사 소유 서울 북촌 한옥 거래”라며 “현금으로 65억원의 집값을 지급한 매수자가 10억원이 없어 거래를 마무리한 것은 여전히 의문”이라고 했다.

충북참여연대는 “김 지사는 받은 돈으로 채무를 정리했다고 하지만, 매수자가 등기를 계속 내지 못하는 이유는 의문”이라며 “이후 계약을 파기하고, 급기야 업체 관계자에게 돈을 빌리는 상황이 됐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수사당국은 이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과 대가성 등의 의혹을 명백히 밝혀 달라”며 “국민의힘도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하지 말고, 공당으로서 도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다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김영환 지사는 본인 소유 서울 북촌의 한옥을 담보로 충북의 한 업체로부터 30억원을 빌렸다. 이 업체는 북촌 한옥에 33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해당 한옥은 김 지사가 치과를 운영할 당시 사용한 건물로, 2006년 12월 매입해 당선 직후인 지난해 하반기 75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각 이후 소유권 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거래 계약 파기 후 김 지사가 오히려 이 한옥을 담보로 도내 업체로부터 돈을 빌린 것으로 확인돼 의혹이 불거졌다.

돈을 빌려준 업체의 소유주는 충북도 산하기관이 추진하는 사업과 관련한 또 다른 업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영환 지사는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 당시) 투기 의혹이 발생해 계약이 파기됐다”며 “매각 비용을 돌려줘야 하는데 채무를 정리하는 데 모두 쓴 상태여서 반환금을 마련하기 위해 급히 공개 매각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도내 업체로부터 빌린 30억원은 매각비용 반환에 모두 썼고, 빌린 돈에 대한 이자도 꼬박꼬박 내고 있다”며 “돈을 빌려준 업체는 소개로 만났을 뿐, 무슨 사업을 하는지 몰랐다. 정당한 부동산 거래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