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태규 기자] 올해 하반기 국내 엔터주들의 주가는 피크에서 꾸준히 하락했지만, 증권가에서는 내년 엔터업종의 성장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터 업계를 이끌고 있는 4대 엔터(하이브·JYP Ent.,와이지,에스엠)의 주가는 올 하반기 나란히 하락했다. 올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4가지 고민거리는 △BTS 멤버들의 군백기로 인한 손실 △중국 공동구매(공구) 판매 감소 △슈퍼 지식 재산권(IP)인 블랙핑크 완전체 재계약 여부 △K-POP 앨범의 피크아웃(Peak-out) 우려였다.
엔터 대장주인 하이브는 공백기에 관한 우려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BTS가 하이브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던 만큼 BTS 멤버들의 군백기 타격은 불가피하다. 지난 7월 기준 26만2500원의 종가를 기록했던 하이브는 12월 8일 기준 23만75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다만 하이브의 11월 음반 판매량은 BTS 정국의 앨범과 엔하이픈 미니5집을 필두로 총 540만 장으로 집계됐다. 정국의 솔로앨범 '골든'은 발매 당일 약 214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한국 솔로 앨범 첫날 최대 판매량을 올렸다. 지난 9월 BTS 뷔의 솔로 앨범 '레이오버' 역시 초동 210만 장을 기록했다. 이는 BTS 완전체 활동이 없었음에도 개인 멤버들이 하이브 실적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에선 일찍이 예고된 입대와 잠정 중단한 완전체 활동 등 리스크가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던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6월 30만원 선을 웃돌았던 하이브의 주가는 멤버들의 군 입대 이슈로 10만원 대로 떨어진 바 있다.
하이브는 반등 모멘텀을 위해 세븐틴, 뉴진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엔하이픈 등 하이브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들의 성장과 현지화 전략 등 사업 다각화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6월부터 꾸준히 진행된 중국 공구 물량 감소에도 세븐틴은 미니 11집 초동 500만 장 수준으로 전작 대비 50만 장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 기준 13만6400원의 종가를 기록했던 JYP Ent.는 12월 8일 기준 9만44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JYP 주가의 하락은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스트레이키즈의 앨범 판매량이 주춤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스트레이키즈가 지난 11월 10일 발매한 미니앨범 '락스타(樂-STAR)'는 직전 앨범(462만 장)보다 20% 감소한 370만 장이 판매됐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구매 감소로 인한 일시적 앨범 판매량 감소는 이전부터 있었던 일"이라며 "중국 내 팬덤 규모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공동구매 과열 경쟁이 자정 움직임을 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트와이스는 2020년 말 일시적 초동 역성장을 보였지만, 이후 미국 팬덤 유입으로 성장세를 회복한 바 있다. 12월 9일 기준 스트레이키즈의 락스타 타이틀 '락'은 빌보드200 11위를 기록 중이다. 올해 빌보드 재팬 '핫 앨범', '핫 100', '톱 앨범 세일즈' 등 차트들을 석권하고, '홍백가합전'에도 출연이 예정돼 있는 만큼 앨범 판매량이 아닌 그룹의 성장에 주목할 시기라는 평가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지난 7월 종가는 7만6100원이었으며, 12월 8일 기준 5만9300원이었다. 다만, 지난 6일 블랙핑크와 그룹활동 전속계약을 발표하면서 꾸준히 제기된 불확실성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 멤버별 개별활동 리스크가 있지만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평가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멤버 개인 활동으로 인한 개별 광고, 솔로 활동, 브랜드 앰버서더 개런티 등의 매출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며 "YG의 실적에 대한 기대를 높이 가져갈 순 없지만, 블랙핑크 완전체 IP를 지켜내면서 엔터업종 전반의 센티멘털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월 13만600원의 종가에서 12월 8일 기준 종가 8만8200원 크게 하락했다. JYP Ent.의 사례와 같이 중국발 공구의 감소가 에스엠 아티스트 앨범 판매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파의 미니 4집 'Drama' 판매량은 113만 장으로 전작(170만 장)보다 20% 감소했다.
지 연구원은 "엔터주의 고민인 앨범의 피크아웃(peak-out) 우려에 대해 K-POP 산업 전반에 걸친 우려로, 엔터회사가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의 한계로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며 "공식 데이터는 여전히 산업의 호황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2월 7일 공개된 엔터4사의 올해 11월까지 누적 앨범 판매량은 8437만 장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한 해치 대비 77% 증가한 수치로, 앨범 판매량은 우상향 기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각 회사들은 국내에서의 연습생 발굴을 통한 데뷔 뿐만 아니라 외국 멤버들로 구성된 글로벌 그룹을 만들어 세계화되는 K-POP 시장에 맞춰 준비 중이다. 하이브는 미국 게펜 레코드와 협업으로 진행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의 멤버를 확정했으며, JYP는 글로벌 걸그룹 '비춰(VCHA)'를 결성하고 데뷔 준비 중이다.
지 연구원은 "내년은 각 엔터사의 신인 IP 데뷔가 많고, 한참 성장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낮은 RIIZE, ITZY, 엔믹스 등의 컴백이 연이어 예정돼 있다"며 "실적 모멘텀이 모두 1월부터 반영된다고 가정했을 때, 12월은 엔터주의 비중 확대를 고민해볼만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황태규 기자(dumpl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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