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생활용품에 흔히 사용되는 플라스틱 가소제가 임산부에 노출되면 태아의 뇌 발달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한국화학연구원 부설 안전성평가연구소(KIT)는 실험동물을 통해 임신 중 모체가 DMEP(디메톡시에틸 프탈레이트)에 노출됐을 때, 태아의 뇌 발달 단계에서 뇌 형태와 기능 및 신경세포 생성에 비정상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그 결과 행동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DMEP(Di-methoxyethyl phthalate)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첨가제로 화장품, 장난감, 세제 등 각종 PVC 제품이나 가정용 바닥재 등 주변 생활환경에서 흔하게 접하는 화학물질이다. 인체 노출 시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거나 혼란시키는 대표적인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알려져 있다.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유전체손상연구그룹 가민한 박사 연구팀(현성애 박사, 고문이 연구원)은 마우스 실험을 통해 모체의 DMEP 노출이 태아의 신경세포 증식을 감소시킴으로써 정상적인 대뇌피질보다 두께가 얇아진 것을 확인했다. 또한 신경세포와 성상(별모양)세포 생성의 불균형이 유발됐으며, 이러한 원인이 신경세포와 성상세포의 발달 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의 발현 차이에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DMEP는 신경세포의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냅스 형성에도 장애를 유발해 정상 태아에 비해 DEMP에 노출된 태아는 신경세포의 수상돌기가시(Dendritic spine)의 수가 감소했으며, 정상 대조군에 비해 미성숙한 수상돌기가시 형태를 나타냈다. 이에 전기생리학적 평가를 통해 DMEP 노출에 의해 유발된 시냅스의 형태학적 변화가 신경세포의 활성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검증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 결과는 DMEP가 신경세포 생성 및 뇌 형태와 기능적 변화로 자손의 행동학적 변화를 유발하며, 과잉 행동장애나 불안감 증가와 같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민한 박사는“이번 연구는 임신 중 DMEP 노출이 청소년기 행동장애와 인과관계가 있음을 직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프탈레이트 외에도 다양한 생활 속 많은 화학물질이 신경독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는 화학 첨가제인만큼 임산부들은 특히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또한 화장품이나 세제 등은 천연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임신 중 프탈레이트 노출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병리학 분야 권위지인 ‘뇌 병리학(Brain pathology)’에 지난 10월 게재됐다. (논문명 : Prenatal Di-methoxyethyl phthalate exposure impairs cortical neurogenesis and synaptic activity in the m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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