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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짝퉁, 중국 플랫폼만의 문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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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한국 기업의 지적재산권과 고객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향후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하겠습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

지난 10월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짝퉁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질타받은 알리익스프레스가 '해결책'을 이렇게 제시했다. 레이 장 대표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가품을 막기 위한 조치로 △가품으로 의심될 경우 증빙서류 제출 없이 100% 환불 △셀러(판매자) 검증 강화 △미스터리쇼퍼(일반 소비자로 가장한 단속 요원) 운영 △한국 브랜드 보호 전담팀 구성 등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기자수첩

알리익스프레스 앱에서 수많은 짝퉁 제품이 쉽게 검색되는 상황에서 단번에 가품이 사라질지는 미지수지만,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만큼은 인정하고 지켜보자는 지적들이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의 이커머스 기업 알리바바 그룹의 해외직구 플랫폼이다. 해외 직구는 배송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인식을 깨고 5일 이내에 배송을 완료한다. 서울 지역의 경우 3일 내 배송되는 경우도 있다. 무료배송 문턱도 낮고 각종 쿠폰도 제공한다.

이런 장점으로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 초기에는 짝퉁 및 품질 걱정 등 중국 플랫폼이라는 것 자체에서 오는 거부감이 있었지만 한번 구매한 소비자들의 재구매 후기도 많다. 국내 이커머스 판매자들이 판매하는 공산품들은 대부분 중국 제품을 대량으로 가져와 판매하는 구조인데,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현지에서 제조한 제품을 팔기에 더 저렴할 수 있는 구조다.

알리익스프레스 앱은 올해 10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613만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G마켓(582만명)을 넘어선 수치다. 알리익스프레스뿐 아니라 테무와 쉬인 등 중국 쇼핑앱의 성장세도 무섭다.

중국 앱이 가품을 막기 위한 노력을 펼치는 사이 국내 이커머스에서도 가품 문제는 끊이지 않고 있다. 오픈마켓 플랫폼들이 가품 단속을 위해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인다고 하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이제는 패션 플랫폼에서도 '가짜'가 판매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달 초 무신사·W컨셉·29CM 등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된 브랜드 '247 SEOUL'의 '캐시미어 머플러'가 캐시미어가 아닌 싸구려 원단으로 만들어진 가짜인 것으로 판명 났다. 쇼핑몰 상품정보에 적힌 혼용율은 캐시미어 30%, 울 10%, 레이온 60%인데 한국의류시험연구원의 성분 시험 결과 폴리에스터 70.4%, 레이온 29.6%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같은 브랜드의 울 머플러도 울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채 3년이나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다소 높아도 품질을 믿고 사는 소비자 입장에선 큰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최근 만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의 매출 규모를 알 수는 없지만 방문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긴장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며 "식품 같은 영역은 중국이 따라올 수 없겠지만 생활용품이나 패션 등에서는 중국 플랫폼의 장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수 있을 것 같아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짝퉁 천국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1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유다. 레이 장 대표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우위 기업이 존재하지 않고 다양한 기업이 공동 경쟁하는 상태로 파악했다"고 언급하며 수많은 플레이어 중 우위를 점할 수 있음을 완곡하게 표현했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은 공산품 가격경쟁력에선 이미 밀리고 있다. 소비자가 국내 이커머스를 이용해야 할 만한 차별점을 발굴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알리익스프레스의 시장 과점을 눈 뜨고 봐야 할지 모른다. 가품이 나올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 고객 신뢰를 높이는 것 역시 알리익스프레스의 돌풍을 '찻잔 속 태풍'으로 만들 중차대한 요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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