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휴일날 유모차를 끌고 아기와 산책하던 경찰관의 예리한 촉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사실이 전해졌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광교지구대 소속 유창욱 경사는 휴무일이던 지난 10월 29일 오후 6시 30분쯤 자녀를 유모차에 태우고 화성시에 있는 집 앞에서 수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한 남학생이 편의점에서 기프트카드를 비상적으로 다량 구매해 편의점 앞 벤치에 앉아 정리하고 있던 것이다. 이 장면을 눈여겨 본 유 경사는 약 20분 뒤 같은 남성이 또 다른 편의점에 들어가는 모습을 포착하고 범죄와 연루됐음을 직감, 유모차를 끌고 남학생을 따라갔다.
해당 남학생은 갓 성인이 된 이로, 기프트카드 200만원 어치를 추가로 구매하려던 참이었다.
유 경사는 즉각 본인 신분을 밝힌 뒤 남학생에게 구매 이유를 물었다. 이후 유 경사는 학생에게 걸려 온 전화를 대신 받아 남학생이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에 걸려들었다는 점을 파악했다.
유 경사는 "처음엔 이 남성을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의심해 뒤를 쫓았는데, 확인해 보니 피싱 일당한테 피해를 보는 중임을 확인했다"며 "아이와 함께 있었지만, 범죄에 연루됐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을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기프트카드는 코드 번호만 있으면 온라인상에서 바로 현금화할 수 있어서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가족이나 지인으로 속여 '휴대전화가 고장 났다'라거나 '카드 결제가 안 된다' 등 이유를 들먹여 기프트카드 구매를 부탁해 핀 번호를 가로채는 방식이다.
이 같은 수법이 알려지자, 편의점 종업원을 상대로 구글 직원으로 속이는 사례까지 등장해 "자사 기프트카드 재고 확인을 해야 한다" 코드 번호를 알아내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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