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임승제 기자] 허홍 경상남도 밀양시의원이 지난 6일 박일호 밀양시장을 겨냥해 "언론을 통해 공갈 협박 하지 말고 당당하시면 저를 무고로 고발하시라"고 직격했다.
허 의원은 이날 오전 밀양시의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전날(5일) 박 시장이 총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최근 자신을 수뢰 혐의로 대검에 고발한 것을 빗대어 한 발언에 대해 재차 반박하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박 시장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며 "추후 이와 관련해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지난달 29일 한 시민의 제보를 받고 박 시장을 2018년경 밀양시 가곡동 소재 한 아파트 시행사 대표로부터 밀양시의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2억원을 수뢰한 혐의 등으로 대검찰청 반부패 수사과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당시 해당 제보자로부터 얻은 녹취록도 함께 증거물로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시장은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허 의원이 지난 수년간 제가 밀양시 행정을 집행하는 과정에 발목 잡기와 고발로 일관해왔다"며 "아무런 실체도 없는 허무맹랑한 기사를 유포한 배후 세력을 확인해 엄중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허 의원은 박 시장의 중도 사퇴에 대해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박 시장은 자신의 권력 욕심으로 밀양시 행정을 이용했다"면서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해 더 큰 자리를 탐하는 행동을 시민들은 다 알고 분개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지난 지방선거 때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3선 시장으로 밀양 발전을 이끌며 벌여 놓은 사업을 마무리 하겠다고 시민과 다짐해 놓고 중도 사퇴하는 것은 밀양시민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재선거로 인한 찢기고 갈라진 민심을 어떻게 치유하고, 재·보궐선거 비용 20여억원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즉각 입장을 밝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의원은 끝으로 옛 중국 춘주시대 사상가인 노자가 남긴 한 구절을 인용해 "'하늘의 그물은 크고 넓어 엉성해 보이지만 사소한 것도 놓치는 법이 없다'는 말로 민심의 엄중함을 대신하고자 한다"며 신상발언을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의 한 측근은 "허 의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위해 변호인들과 상의하고 있는 중이며, 법적 검토가 마무리되면 사법 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밀양 지역은 박 시장의 중도 사퇴가 예견 되면서 진작부터 시장 출마를 위해 A 도의원과 더불어 4~5명이 출마 행보에 나섰고, 또 도의회 입성을 꿈꾸는 시의원 등 2~3명은 호시탐탐 출마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상태다. 향후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논란이 비화되면 정치적 부담은 온전히 박일호 시장의 책임으로 번질 우려성이 높다.
이는 야당이 총선 체제에 돌입하면 이 사안을 정쟁 도구로 꺼내 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 등에서는 국민의힘 중앙 정치권에선 박 시장의 중도 사퇴 출마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후문 등 검증되지 않은 온갖 설이 흘러 나온다.
이런 여론에 정치적 괘를 같이해 내년 총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둔 시점에 빚어진 일련의 돌발 사건으로 지역 총선 시계는 한층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으며 지역 사회는 한숨으로 일그러진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밀양=임승제 기자(isj20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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