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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3구역 재건축…희림-해안 다시 맞붙었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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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설계사 선정 총회 앞두고 두 설계회사 간 양보없는 공방전
희림 설계 핵심은 '더 압구정' vs 해안은 '리버파크 더 센트럴'
주민들 "경쟁사 비방 등 거품 빼니 소박하면서도 담백한 수주전"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사업비 6조원 규모로 역대 찾아보기 힘든 초대형 재건축 사업장 압구정3구역의 설계권을 잡기 위한 제2차 격전이 숨막히는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설계 공모에는 국내서 내로라하는 대표 건축설계사 '희림건축'과 '해안건축'이 지난 여름 격돌했다가 백지화한 데 이어 다시 양자 경쟁에 나섰다.

두 회사 모두 압구정 재건축 구역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최고의 입지를 갖춘 3구역 장점을 살린 최첨단 하이엔드 설계를 들고나왔다. 문주에서부터 커뮤니티 시설, 공용부, 세대 내부까지 그간 어느 사업장에서도 볼 수 없었던 최고급 설계를 도입했다고 공언하고 있다. 특히,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는 등 자산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부분에서는 두 회사 모두 최선을 다했다며 조합원의 눈길을 끌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6일 서울 강남구 일원 압구정증권빌딩 1층에 마련된 압구정3구역 설계 공모 공동전시관에는 삼삼오오 모인 조합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앞서 1차 경쟁 당시 단지 내 홍보관을 각 사 별도로 마련, 양사 임직원들이 동원돼 시끌벅적했던 것과 달리 2~3명의 상주 직원이 각 부스에서 조합원이 요청 시 설명에 나서는 등 차분한 분위기였다.

고루 부스를 돌아본 한 조합원은 "조용한 분위기에 양사가 준비한 홍보물과 부스에 전시된 모형, 게시물을 살펴볼 수 있었다"며 "경쟁사 비방 및 허위사실 유포 등 논란이 있었는데, 거품이 빠지니 오히려 소박하면서도 담백한 수주전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양사가 준비한 내용을 집중해 살펴보며 생각할 여유가 있다"며 "서면 질의 방식이 생소하긴 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현장에 직원이 나와 조합원이 원하면 꼼꼼하게 설명도 해주니 좋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일원 압구정증권빌딩 1층에 마련된 압구정3구역 설계공모 작품 전시관. [사진=김서온 기자]
서울 강남구 일원 압구정증권빌딩 1층에 마련된 압구정3구역 설계공모 작품 전시관. [사진=김서온 기자]

◇기호 1번 희림 '더 압구정' vs 2번 해안 '리버파크 더 센트럴'

기호 1번 희림 컨소시엄은 공식 홍보영상에 정영균 대표가 직접 등판, "다시 한번 설계 공모를 진행하게 돼 죄송하다"는 인사말을 전했으며, 조합원 자산가치 극대화 5대 전략을 포함한 '더 압구정' 설계안을 제시했다.

옆 세대가 보이지 않는 한강 정면 조강 퍼펙트뷰와 2세대 전용 코어 분리로 지하 1층부터 현관까지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 또한, 커튼월 대비 난방비 55%를 절감, 눈부심 현상도 29% 줄였다. 벽면율은 45% 확보해 실내 벽면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3934세대 모든 조합원 물량을 한강 쪽으로 전진 배치해 1대 1 제자리 재건축 효과를 냈으며, 이 중 56%에 달하는 2213세대를 한강 수변부 최전면 1열에 배치했다. 설계사 최초로 조합 의견 실시간으로 청취하고 사업 정보를 공유하는 재정비 사업 통합 관리 플랫폼 '스마트에이치(SMART-H)'를 통해 조합과 함께 한다는 포부도 전했다.

기호 2번 해안은 '더 큰 집, 더 넓은 단지, 더 높은 가치'를 담아낸 '리버파크 더 센트럴' 설계안을 내놨다. 해안은 공식 홍보영상을 통해 "하나부터 열까지 조합 입장에서 고민하고 연구했다"며 "인허가와 공사비 절감 노하우로 시대의 역작을 만드는 믿음직한 파트너가 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해안의 대표 설계 중 하나는 7만평 규모의 공원 '압구정 센트럴파크'다. 지상에서 8m 들어 올린 대지 위를 물의 경계로 외부와 완벽하게 분리, 입주민의 프라이버시를 지켜냈다. 3개의 시그니처 공간, 8개 테마정원, 52개의 힐링공간 등이 마련된다. 둘레엔 5㎞ 길이의 산책로가, 단지 마당을 통해선 압구정 초등학교로 자녀의 통학이 가능하다.

조합원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니즈에 맞춰 △한강조망 △시티조망 △공원조망 △역세권 △학세권 등으로 세분화한 선택지도 제공한다. 임대주택은 별동으로 구성, 동간 이격거리는 최대 450m다. 또한, 해안은 초고층 단지에 걸맞은 안정성을 확보하고 각종 재난에 대비해 '애럽(ARUP)'과 협업한다. 애럽은 영국 런던아이를 설계한 글로벌 구조회사다.

압구정3구역 설계공모 홍보전시관 내 기호 1번 희림 부스에서 한 조합원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서온 기자]
압구정3구역 설계공모 홍보전시관 내 기호 1번 희림 부스에서 한 조합원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서온 기자]

◇"양사 노련미 돋보였다"…분담금 낮춰야 '표심' 잡는다

희림과 해안은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는 방안도 세심하게 고민해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서울 핵심지 정비사업장에서도 분담금으로 인한 조합의 고민과 시행·시공사 간 갈등이 깊어지는 만큼 양사의 노련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이에 분담금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자산가치를 최대로 제고하느냐에 따라 조합원의 표심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희림은 일반분양 물량 1084가구로 전체 사업매출액을 7조1000억원까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찐' 펜트하우스 17세대를 통해 자산가치 3900억원 이상을 추가로 내는 방안을 들고나왔다. 이 역시 주민에게 환원한다. 준주거 용지 내 '프리미엄 상가 명소화 전략'으로 조합 분담금도 8000억원 낮춰 가구당 17억5000만원 상당의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해안은 대형 상업시설 특화로 분양 매출 3조4500억원을 예상했다. 압구정역 상권을 활용해 용적률에서 제외되는 상업시설을 최대로 계획, 분양 매출에 따른 조합원의 분담금을 절감시킨다는 구상이다. 가구당 분담금 8억8000만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분양 면적의 경우 평균 11.6평 증가, 실사용 면적 1.7배 늘어난 설계로 조합원 자산가치 평균 17억4000만원을 확보했다.

특히, 해안은 분담금 절감을 위해 주동 수와 8m 들어 올린 단지계획으로 지하 굴토량을 최소화해 공사비를 아끼고, 지상과 지하 포함 총 4만7139평 규모의 상업시설 분양 매출을 내겠다고 밝혔다. 유통사의 선매각 및 위탁운영을 통해서는 상업시설 분양 리스크 해소하고, 이 위탁운영에 따른 임대수익이 연간 154억9000만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정 관리비 149억8000만원도 절감한다.

압구정3구역 설계공모 홍보전시관 내 기호 2번 해안 부스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압구정3구역 설계공모 홍보전시관 내 기호 2번 해안 부스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저작권·특허 대결…희림 'SRC 라멘 구조', 해안 '단독주택형 아파트'

희림은 저작권 등록을 마친 SRC 라멘(기둥식) 구조를 주동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90도 절곡형 주동이 옆 세대 내부가 보이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105도로 각을 넓혀 프라이버시를 강화했다. 가구당 엘리베이터는 2.5대, 대기시간은 48초에 불과하다.

자유로운 평면 변형이 가능한 SRC 라멘 구조 도입으로 60평 이상 세대는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세대분리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부부 개별 침실을 비롯해 100여 가지 인테리어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해안은 특허 출원한 전 세대 단독주택형 아파트로 맞선다. 세대 독립 벽으로 벽체를 분리, 슬래브 두께를 높이고 차음재를 2배 이상 적용해 소임 및 진동 제로에 도전한다. 중정을 품은 펜트하우스를 포함해 20개의 단위세대 형을 선보였다.

한편, 조합은 오는 9일 총회를 열고 설계 업체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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