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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배송을 보면 답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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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SSG닷컴·마켓컬리, 경쟁력 확보 위해 물류센터 고도화 집중
롯데도 참전…영국 오카도 기술 적용한 첫 물류센터 건설 시작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채소나 생선 같은 신선식품이 얼마나 잘 배달되는지만 봐도 플랫폼의 경쟁력이 딱 나옵니다."

온라인 플랫폼으로 신선식품을 배달받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목소리가 적지 않다. 유통업계가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 없다.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등이 온라인 신선식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 선두주자가 새벽 배송 시장을 이끌고, 전통 오프라인 업체도 온라인 빠른 배송을 확대하는 가운데 롯데도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을 예고했다. 물류센터 자동화율에 따라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주문량이나 인력 운영 효율이 달라지기에 관련 시스템에 대한 투자도 적극 이뤄지고 있다.

신선식품은 관리가 어렵고 폐기율도 높은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업계가 신선식품 강화에 나서는 다른 카테고리 대비 온라인 침투율이 낮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온라인 식품 시장은 코로나19 시기 급격히 성장했는데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쿠팡의 대구FC에서 소팅봇들이 물류를 배송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태헌 기자]
쿠팡의 대구FC에서 소팅봇들이 물류를 배송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태헌 기자]

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업종별 온라인 침투율은 가전 58.1%, 서적 54.8%, 가구 48.8%, 화장품 39.4%, 패션 31.7%다. 반면 음식료품은 25.2%에 불과하다. 온라인 침투율은 전체 소비시장 중 온라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온라인 식품 시장은 2017년 10조 4000억원 규모에서 2021년 32조8000억원으로 3배 이상 커졌다. 연평균 34%의 성장률을 자랑한다. 2025년에는 7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신선식품은 일반 공산품 대비 반복 구매가 잦은 영역이다. 뷰티, 명품, 패션 등 교차구매를 유도하기에도 용이하다. 장보기 제품을 구매하러 왔다가 다른 것까지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을 처음 시작한 컬리가 뷰티로 영역을 넓히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현재 신선식품 배송 시장에선 쿠팡, 쓱닷컴, 마켓컬리가 3파전을 펼치고 있다. 세 곳 모두 새벽 배송을 제공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쿠팡은 누적 적자 6조원을 감수하며 2014년부터 수도권에 물류센터를 짓기 시작했다. 초기 큰 비용으로 적자가 커지더라도, 새로운 로켓배송 네트워크를 짜기 위해서다. 현재 전국 30개 지역에 축구장 500개 규모(112만평)에 달하는 100여개가 넘는 물류·신선센터·배송캠프를 두고 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자동화 기술에 기반한 물류 네트워크를 실적의 원동력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예를 들어 신선식품을 여러 지역에 거쳐 상품군 유통을 확대하면 재고 손실이 늘어나는데 이를 '머신 러닝' 수요 예측을 통해 지난해 대비 50% 줄였다"며 "물류 전 과정을 통합하면서 별도로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 콜드체인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않아도 일반 소비재를 배송하는 라스트 마일 트럭을 사용해 신선상품을 배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SSG닷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사진=SSG닷컴]
SSG닷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사진=SSG닷컴]

SSG닷컴은 2014년부터 김포, 용인 등에 자동화 온라인 물류센터 '네오(NE.O)' 3기를 운영하고 있다. 자동화율은 약 80%에 달한다. 상품이 작업자를 찾아오고, 상품을 알아서 정리하고 보관할 뿐 아니라 제품별로 낮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신선도를 높이는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국 100여 개 이마트 점포 후방의 물류 시설 P.P(Picking & Packing) 센터를 통해 전국 각지에 시간대 지정 장보기 '쓱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물류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NE.O)와 PP센터를 통해 소화하는 물량은 일 약 15만 건에 달하며 전국 약 90%가 시간대 지정 쓱배송 권역에 해당한다.

마켓컬리 물류센터 [사진=컬리]
마켓컬리 물류센터 [사진=컬리]

컬리는 현재 김포물류센터와 더불어 올해 오픈한 동남권물류센터와 평택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서울, 경기 등 수도권과 충청권 일부 지역, 부산, 울산, 대구 등 영남 지역에 배송한다.

7월 오픈한 평택물류센터는 데이터 기반의 최적화 엔진을 통해 고객 주문을 실시간 분석, 효율이 극대화되는 묶음 단위로 작업을 시행한다. 자동화 설비를 통해 상온, 냉장, 냉동에서 피킹된 상품들을 개별 보관했다가 필요에 따라 일괄 투입하는 시퀀스 버퍼도 갖추고 있다.

컬리 평택물류센터는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통해 하루 약 22만 박스의 주문처리가 가능하다. 김포물류센터와 올 4월 문 연 동남권물류센터의 일 주문 처리량까지 더하면 컬리 전체의 물류 생산성은 지난해 대비 약 20% 향상된 수준이다.

이커머스 외에도 오프라인 거점을 가진 대형마트나 슈퍼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GS더프레시 등도 신선식품 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오카도 부산CFC 조감도. [사진=롯데쇼핑]
롯데쇼핑의 오카도 부산CFC 조감도. [사진=롯데쇼핑]

전통 유통 강자인 롯데쇼핑도 지난 5일 부산에서 1호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인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건설을 시작하며 온라인 신선식품 사업 1번지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동빈 회장은 축사에서 "롯데가 오카도와 손잡고 선보일 CFC는 국내 유통업계에 혁신을 일으킬 자동화 물류센터"라며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에 6개 CFC를 구축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5일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서 오카도 플랫폼이 적용된 첫번째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기공실을 열었다.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 김기영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박형준 부산시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팀 슈타이너(Tim Steiner) 오카도 그룹 CEO,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롯데쇼핑은 5일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서 오카도 플랫폼이 적용된 첫번째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기공실을 열었다.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 김기영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박형준 부산시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팀 슈타이너(Tim Steiner) 오카도 그룹 CEO,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부산 CFC는 영국의 글로벌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 시스템이 적용된 롯데쇼핑의 첫 번째 물류센터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직접 개발하는 대신 글로벌 우수 업체의 기술을 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가 CFC 부지와 건축비 등을 부담하고 오카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을 제공한다. 롯데는 오카도에 시스템 사용료도 지불해야 한다.

부산 CFC는 연면적 약 4만2000㎡(약 1만2500평) 규모로,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보다 상품 구색을 2배가량 많은 4만 5천여종으로 늘렸다. 배송 처리량은 약 2배 늘어난 하루 3만여 건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가 완료되는 2025년 말부터 부산과 창원, 김해 등 경남지역 약 230만 세대의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할 전망이다. CFC에서는 데이터 및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는 물론, 상품 피킹과 패킹, 배송 노선을 고려한 배차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로 이뤄진다.

신선식품 배송 업계는 롯데의 진출 소식에 긴장하면서도 기존 강자들을 따라잡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는 예측을 함께 내놓고 있다. 2030년까지 1조원을 들여 부산을 비롯한 전국 6곳에 물류센터를 세울 계획인데 시기가 다소 늦지 않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라는 유통 강자가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은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국 단위 물류망 완성 시점에 이미 판도는 정해져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성장시켜 나갈지 관심이 크다"며 "신선식품 시장은 온라인 침투율이 적은 데다 해외발 플랫폼들이 들어와도 넘보기 어려운 영역이기에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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