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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준비 적중했다"…한발 앞선 SK하이닉스, '이것' 마저 1위 [유미의 시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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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용 D램 시장서 7분기만에 선두 탈환…HBM·DDR5 경쟁서 밀린 삼성 '비상'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HBM(고대역폭메모리),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등 고부가 D램 시장에서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가 7분기만에 서버용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점유율도 50%에 육박해 삼성전자를 압도했다.

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버용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49.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매출은 18억5000만 달러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이 시장에서 1위에 오른 것은 2021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인텔의 4세대 제온 CPU와 SK하이닉스의 DDR5 D램. [사진=SK하이닉스 ]
인텔의 4세대 제온 CPU와 SK하이닉스의 DDR5 D램. [사진=SK하이닉스 ]

삼성전자는 13억1300만달러의 매출로 2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35.2%로, 1위인 SK하이닉스와의 격차는 14.4%p로 나타났다. 미국 마이크론은 점유율 15.0%(매출 5억6000만 달러)로, 3위에 올랐다.

서버용 D램은 전체 D램 시장의 약 35~40%를 차지한다. 기업용 클라우드서비스 등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부가가치 반도체다. 기업들의 디지털전환과 클라우드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관련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최근 DDR5 성능 경쟁에서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많다"며 "이번 점유율 집계에서 인공지능(AI)용 서버에 주로 적용되는 HBM은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를 포함했다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격차는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DDR5 주도권 뺏긴 삼성전자…"SK하이닉스보다 대응 늦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까지만해도 서버용 D램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8.1%,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36.2%였다. 그러나 최신 규격 서버용 D램인 DDR5 등을 결합한 '모듈형 제품' 경쟁에서 최근 들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우위에 올라서며 시장 주도권을 빼앗았다. 미즈호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DDR5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SK하이닉스가 35%로 삼성전자(33%)를 약간 앞섰다. 올해는 각각 46%, 34%로 전망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재고 수준이 높은 DDR4의 생산을 줄이는 대신 DDR5를 늘리는 전략을 펼친 것도 주효했다. DDR5 수요가 DDR4를 넘어설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한 것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DDR5 매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8%에서 내년에는 51%까지 빠른 속도로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16Gb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개발한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16Gb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

SK하이닉스는 DDR5의 양산을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인텔과 AMD의 새로운 서버 플랫폼에 DDR5 메모리를 공급하며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인텔로부터 1a(10나노 4세대) DDR5 D램 인증을 받았고, 현재 1b(10나노 5세대) D램 검증을 진행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텔로부터 1z(10나노 3세대) DDR5 D램 인증을 받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DDR5가 DDR4보다 동일 용량 대비 40~50% 비싼 만큼 각 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시장 확대를 위해 DDR5 시장 장악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DDR5에선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HBM 시장서도 '고전'…경계현, 기술 격차 줄이기 안간힘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는 HBM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보다 우위에 섰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현존 최고 사양인 5세대 HBM3E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데 이어 글로벌 고객사들과 차세대 HBM4 규격 개발에 나서는 등 시장 주도권을 선점한 상태다.

또 HBM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리며 1위 자리를 굳혔다. 엔비디아에 4세대인 HBM3을 독점 공급한 데 이어 5세대인 HBM3E 최종 공급 계약을 앞두면서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시장내 점유율은 40%로, SK하이닉스와 10%p나 격차가 벌어져 있다.

SK하이닉스 12단 HBM3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SK하이닉스 12단 HBM3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던 모바일용 D램 시장에서도 최근 들어 SK하이닉스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모바일용 D램인 LPDDR5T(저전력 DDR5 터보) 패키지를 업계 최초로 출시해 퀄컴 등 주요 고객사와 공급 협의에 나서는 등 고부가 D램 시장 곳곳에서 삼성전자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 3분기에는 D램 사업부문에서 삼성전자보다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탓에 삼성전자는 최근 기술뿐 아니라 시장 점유율에서도 SK하이닉스에게 위협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D램 매출은 3분기 46억3000만 달러(약 6조500억원)로 전 분기와 비교해 34.59% 늘었다. 같은 시기 삼성전자의 D램 매출은 52억 달러(약 6조8000억원)로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5%, 삼성전자가 39.4%로,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역대 최저 수준(4.4%p)으로 좁혀졌다. 올해 4분기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격차가 더욱 좁혀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최근 사장단을 비롯한 전체 임원 인사를 단행한 삼성전자가 전략을 재정비해 반격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삼성전자는 이르면 4일 단행될 조직개편을 통해 반도체(DS) 부문 주요 인사를 교체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또 실적 악화 속에서도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자리를 지킨 데다 SAIT(옛 종합기술원) 원장을 겸임하게 됐다는 점에서 첨단제품뿐 아니라 차세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앞서 경 사장은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비해 늦장 대응에 나섰다는 지적과 함께 기술 격차가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이어지자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7월 임직원과 진행한 '위톡'에서 경 사장은 "DDR5도 올해 연말이면 삼성전자의 D램 평균 시장 점유율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삼성 D램이 한단계 더 앞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내년부터는 실행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부터 DDR5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DDR4 범용 제품과 낸드 플래시 레거시(성숙) 제품 위주로 연말에도 감산을 이어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DDR5 제품의 비중을 늘려나가는 추세다. 일각에선 SK하이닉스의 DDR5와 HBM 등 고부가 제품의 비중이 지난 3분기 전체 사업 매출의 절반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그간 모바일과 HPC(고성능컴퓨팅)에 주력하면서 HBM은 우선 순위로 두지 않았다"며 "HBM이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미미한 탓에 SK하이닉스보다 성장성을 늦게 알아본 삼성전자의 대응이 다소 늦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DDR5에서도 SK하이닉스가 지난 2020년 10월 세계 최초로 출시 준비를 마친 후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도 잇따라 양산에 돌입했다"며 "초반 승기는 SK하이닉스가 잡은 상태로,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그래픽=조은수 기자]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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