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종로를 지역구로 둔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이 자신이 종로 출마를 양해했다는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제가 (하 의원에게) 항의하거나 또는 말리거나 이런 발언을 안 한 것을 '양해했다'고 표현하니, 어떤 분들은 양보라고 오해해서 지역구에서 항의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갑을 떠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종로 출마 선언 전 최 의원을 만나 "그동안 고민을 설명 드리는 시간을 가졌고, 제가 종로에 도전한다는 말에 '당신을 어떻게 막으시겠나, 양해하겠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하 의원에게 여러 현안을 얘기하고자 직접 식사 자리를 요청했는데, 종로 출마를 언급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 의원이 제가 그 자리에서 말리거나 이러지 않으니 '굉장히 신사적이다'라는 뉘앙스로 말했다"며 "종로 출마 여부를 상의하겠다고 하면 해드릴 말씀은 많지만, 평생 정치하신 분이 고려해 결정한 만큼 '드릴 말씀이 있겠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하 의원이 '양해'라고 표현하자 "'너그러이 받아들인다'라는 뜻인데, 그걸 본인이 양해라고 받아들여 말하는 것은 불편하다"면서 "거기서 화내고 그럴 상황은 아니었는데, 하 의원의 종로 출마에 대해 종로 구민들은 굉장히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혀 종로에 연고도 없는 상황에서 현역의원이 있는데, 어렵사리 당 조직을 추슬러가면서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 의원이 나오는 것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며 "주민들도 저한테 '양해를 왜 해줬나'라고 항의하고 있다"고 했다.
최 의원은 하 의원이 종로를 '험지'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선 "현역의원이 있는데 그리고 다들 나가고 싶어 하는 곳에 나가는 것을 과연 험지 출마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저는 좀 의문"이라고 직격했다.
최 의원은 종로 사수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따라 하 의원이 결정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저는 저 이상으로 종로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종로 출마설도 있으니, (하 의원이) 당에서 교통정리해주는 곳으로 갈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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