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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요, 말아요?" 서울 집값 '우선멈춤' [부동산 변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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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수 관망세 속 가격 변동률 '제자리걸음'
선호도 높은 주요 단지서도 최대 3억까지 하락하기도
부동산R114 "약세 전환 기다리는 전략 유효하지 않아"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올 초중반보다 가격이 내려갔는데, 지금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과거 흐름을 보면 이러다 또 오르는 경우가 있었잖아요. 올 초나 과거 고점 대비 저렴하니까 지금 매입해야 할 거 같기도 하고, 좀 더 떨어질 거 같은 느낌도 드니 지켜봐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서울 아파트라면 크게 손해 볼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지금은 매수하고 싶은 마음이 크긴 합니다."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서울 아파트값은 실수요자들의 관망세 속에 가격 움직임이 제한적인 모습이다. 다만 서울 안에서도 온도 차는 있다.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송파구 잠실동과 신천동,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등지에서는 간헐적 거래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고, 도봉과 성북, 중랑구 등 외곽 중저가 밀집 지역은 내림세를 보이는 등 대조적이다.

부동산R114가 지난 17일 발표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을 보면 2주 연속 보합(0.00%)을 나타내고 있다. 직전 주에 이어 서울 동북권 중심 약세로 △도봉(-0.04%) △노원(-0.02%) △성북(-0.02%) △강동(-0.01%) △동작(-0.01%) △중구(-0.01%) △중랑(-0.01%) 등은 하락했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가 집중된 송파와 양천구는 상승세를 보였다. △송파(0.02%) △양천(0.01%) △성동(0.01%) △관악(0.01%) 순이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한국부동산원도 이달 둘째 주 서울(0.05%→0.05%)의 매매가격 상승폭이 유지됐다고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선호단지 및 정비사업 기대감 있는 단지 위주로 간헐적 거래가 발생하고 있으나, 매수·매도자 간 희망 가격 차이가 있다. 거래 심리 위축돼 관망세를 보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동일 보합권역 내에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 거래,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 조정된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며 뒤섞인 양상이다. 특히,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서울 시내 일부 주요 단지에서 올해 초중반과 비교해 가격이 다시 떨어진 모습을 보이자, 매수 적기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트리마제 전용 25.32㎡는 이달 9억7500만원(2층)에 중개 거래됐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올해 3월과 7월 각각 10억8000만원(20층), 11억원(14층)에 매매됐다. 가장 최근 거래된 매물은 저층이긴 하지만 지난 2020년 9억원대에 매물 5건이 거래된 이후 첫 9억대 거래다.

서울숲리버뷰자이는 전용 84㎡는 지난 9월 초 19억1000만원(25층)에 거래됐다가 같은 달 말 18억원(26층)에 계약이 성사됐다. 단지의 전용 59㎡는 지난 8월 14억6500만원에 팔렸으나, 지난달 소폭 하락한 14억5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현재 두 면적대의 모두 가장 최근 거래된 실거래가보다 낮은 호가의 매물이 시장에 나와 있다.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전용 167.44㎡는 이달 32억원(28층)에 계약됐다. 지난 7월 33억5000만원(25층), 8월 32억6000만원(37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4개월 새 1억5000만원이 떨어졌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1차현대홈타운 전용 59.94㎡는 이달 13억1000만원(4층)에 중개 거래됐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4개월 전인 지난 7월 14억8000만원(6층), 15억원(19층)에 계약이 완료됐다.

관악구 봉천동 벽산블루밍 전용 59.99㎡는 이달 6억9100만원(12층)에 계약이 성사됐다. 동일면적, 동일층수 매물은 불과 한 달 전인 지난 10월 7억1500만원(12층)에 팔렸으며, 지난 8월에는 6층 매물이 7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올해 기준 가장 고점을 기록한 바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원 래미안라클래시의 경우 전용 101.98㎡이 이달 38억1000만원(18층)에 매매됐다. 동일면적대 매물, 비슷한 층수(20층)의 매물이 지난해 2월 40억1430만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2억원이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동 대표 단지 트리지움도 소폭 하락 거래가 발생했다. 단지의 전용 84.95㎡는 이달 22억4000만원(32층)에 팔렸다. 동일면적대 매물이 지난달 22억9500만원(29층)에 거래됐으며, 지난 9월 16층 매물이 23억4000만원에 팔렸다.

잠실 일원 B부동산 공인중개사는 "관망세라고 해서 그냥 손을 놓고 지켜만 보는 관망세가 아니라 서울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곳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이뤄지고 있다. 트리지움이 포함된 엘·리·트도 이런 분위기"라며 "바로바로 추격매수가 따라붙던 상반기 분위기보다 가라앉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야 거래가 되면 좋지만, 수요자들은 지금 이 시기에 사야 할 건인지, 기다려야 할 건지 정답 없는 고민에 빠졌다"며 "직전 또는 과거 대비 하락 조정된 가격대에 계약된 실거래가가 발생하는 것도 실수요 결정에 주효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관악구 일원 아파트 매입을 고려하고 있는 40대 H씨는 "내년 3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무조건 전세가 끝나면 어떻게든 집을 사려고 했는데 집값이 갑자기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세 재계약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그러나 최근 마음에 둔 아파트가 약 1억원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매수 희망가를 던져놓은 상태인데,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추격매수는 비록 활기를 잃었지만, 수도권 공급 부족 이슈와 총선을 공약들이 속속 나오면서 당분간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상반기보다는 시장환경이 우호적이라 강보합권 내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시장을 움직일 메가시티, GTX 개통, 지하철 연장 등 관련 공약들이 나오고 있어 약세 전환을 기대하며 대기하는 전략은 유효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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