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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 표기도 없는 '묻지마 위스키'지만…"사상최대 영업익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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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블루, 3분기 영업이익 360억원…전년 比 147.9% ↑
유흥주점 등서 제품 판매 늘어난 영향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국내 위스키 판매가 증가하면서, 연산(年産)을 밝히지 않는 소위 '묻지마 위스키'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위스키는 알 수 없는 연산의 위스키를 희석해 제품으로 내놓기 때문에 부드러움을 강조한다. 골든블루의 경우 이렇듯 연산 없는 위스키를 판매하면서도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7.9%나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골든블루 사피루스 제품. [사진=골든블루]
골든블루 사피루스 제품. [사진=골든블루]

22일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스카치 위스키는 '숙성 기간(이하 연산)'을 표시하는 것이 그 동안의 관례였다.

흔히 알고 있는 12년, 17년, 21년 등의 표기는 영국 스카치 위스키 협회의 규정에 따라 최소 해당 연산 이상의 위스키로 제조됐다는 의미다. 즉, '위스키 17년산'을 표시하기 위해서는 최소 17년 이상 숙성된 원액만을 사용해야 한다.

반면 연산이 없는 위스키는 사용된 원액의 숙성 기간을 알 수 없다. 연산이 높을수록 당연히 값비싼 원액을 사용한다는 뜻인데, 과거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는 수십년 간 12년산 이상 제품이 99%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위스키 원액 가격이 오르고, 부드러운 맛이 인기를 얻으며 무연산 위스키가 대세가 된 최근에는 원산을 알 수 없는 '묻지마 위스키'가 오히려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014년 5월에 출시된 골든블루 '다이아몬드' 제품은 패키지를 리뉴얼 한다면서 은근슬쩍 17년이란 연산 표시를 없앴다. 숙성년수가 낮은 원액을 사용하면 제조원가가 낮출 수 있는 조건을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무연산 제품이 기존 위스키 17년산과 동일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윈저 17년과 임페리얼 17년 제품의 경우 도매장 출고 가격이 4만 40원이다. 하지만 무연산 위스키를 대표하는 골든블루 다이아몬드의 경우 숙성 연산이 없음에도 출고가가 4만 28원으로 윈저, 임페리얼과 비슷한 수준이다.

윈저 17년과 임페리얼 17년은 스카치 위스키로 도수가 40도다. 저도주 유행을 타고 윈저와 임페리얼 역시 저도주 위스키를 출시했다. W17과 임페리얼 블랙 17이라는 제품인데 이 제품들은 17년 원액을 99% 이상 사용한 프리미엄 스피릿이다. 

국내 주세법 분류상 기타주류이지만 소비자들은 위스키로 인지하고 있고 위스키 제품에만 적용하는 RFID 태그도 부착했다. 이 두 제품의 도매장 출고 가격은 3만 7200원으로 무연산인 골든블루 다이아몬드보다 오히려 병당 2826원 저렴하다. 각각 35도와 36.5도라는 도수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무연산 제품이 오히려 17년을 숙성한 원액을 사용한 제품들보다 더 비싼 셈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연산 표기가 없기 때문에 몇 년 숙성한 위스키 원액을 사용했는지 소비자는 전혀 알 수 없다"며 "제조 업체가 최상의 원액을 사용한다고 주장할 뿐 정확한 연산을 밝히고 있지 않아 사실상 소비자 기망행위"라고 밝혔다.

골든블루는 이런 '연산 착시' 효과에 힘입어 무연산 위스키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올렸다. 지난 2012년까지 적자이던 골든블루는 무연산 제품 사피루스와 다이아몬드를 출시하면서 회사의 수익성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연산 표기를 하지 않는 것과 수익성이 일정 부분 상관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된 실적을 살펴보더라도 궤를 같이 하는 분석이 나온다. 골든블루는 지난 2014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원가가 32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1.4%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234.1%라는 이익률을 올렸다.

골든블루 사피루스가 출시된 다음해인 2013년에는 판매량이 전년대비 107.4% 늘었지만 매출원가는 78.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원가 비중을 매출액과 비교하면 2012년 62.7% 수준에서 2014년 43.4%로 뚝 떨어졌다. 연산이 없어진 만큼 원가 경쟁력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골든블루의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4% 증가한 867억원으로 집계됐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7.9% 성장한 36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9월 골든블루는 사피루스는 직전보다 6.8%, 사피루스는 7.5% 가격을 인상해 4분기 영업이익이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골든블루 관계자는 "10월1일부터 사피루스, 다이아몬드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이 예고 되면서 3분기에 주류도매장들의 과매입이 이뤄지며 실적이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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