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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겠단 말 믿었는데…" 'MGM 먹튀'에 '발 동동' [현장 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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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아파트 물량 소진 위해 중개업소에 MGM 수수료 내걸어
관례상 소개받은 계약자와 나누지만 약속 지키지 않으며 '사달'
"구두로 일부 주겠단 약속 성립하나, 녹취나 계약서 작성이 필수"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는 김서온 기자가 현장에서 부닥친 생생한 내용을 요약(summary)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분양시장에 상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MGM 마케팅'은 오래전부터 성행해 왔습니다. MGM은 '멤버스 겟 멤버스(Members Get Members)'의 약자로, 고객이 또 다른 고객을 끌어온다는 의미입니다. 기존 고객이 다른 고객에게 상품을 권유해 판매하면 기존 고객 또는 기존·신규 고객 양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새 고객을 유치하는 방식입니다.

부동산업계서도 널리 이용되는 마케팅인데요, 아무래도 고객 확보가 수월한 중개업소(부동산)가 특정 분양 상품을 소개하고, 계약이 성사되면 시행사에서 현금을 지급합니다. 이 경우 부동산 중개업소는 관례로 계약자와 인센티브를 나눠 갖습니다. 통상 계약 한 달 내외로 중개업에 수수료가 지급된다고 하네요.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제공, 현금을 나누기도 하나 상품권을 주기도 합니다.

중개업소가 고객을 소개해 계약이 성사되면 큰 금액의 MGM을 받을 수 있으므로 부동산에서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매물을 소개하고, 소비자도 미분양 매물이라는 배경과 관계없이 사고자 하는 의사가 확실하다면 MGM 일부를 나눠 갖겠다는 부동산을 통해 계약하기도 하는 것이죠. 누이 좋고 매부 좋고의 대표 사례일 것 같습니다.

서로 상부상조할 기회지만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최근엔 기존에 나눠 갖겠단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이른바 'MGM 먹튀(자신의 이익만을 챙기고 빠지는 일. 또는 그런 사람)'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다.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아이뉴스24DB]
서울 시내 한 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세표가 붙어있다.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아이뉴스24DB]

미분양에 몸살 앓다가 기존 분양가에서 최대 25% 할인 분양에 나섰던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일원 X아파트를 계약한 30대 A씨도 부동산에서 약속했던 MGM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A씨는 X아파트가 대대적인 할인 분양에 나섰다는 소식을 온라인으로 접했고, 중개업소를 통해 계약하면 MGM 수수료 일부를 받을 수 있다고 해 X아파트 인근 D중개업소에 연락했습니다.

A씨는 "당시 시행사에서 MGM 700만원을 내걸었고, 적게는 35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까지 계약자와 수수료를 나눈다고 해 과거 방문한 적이 있던 D중개사무소에 동행을 요청했다"며 "당시 중개업소 대표 L씨도 너무 반가워하며 좋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A씨는 계약을 마쳤고, 한 달 후 D중개 대표 L씨에게 MGM 700만원이 입금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L씨는 함께 분양사무실에 방문할 때 전월세 임대 시 수수료 무료에 350만원을 주겠다고 구두로 약속한 것과 달리 '임대차 전속 중개권을 주면 300만원' 또는 '임대차 전속 중개권을 주지 않을 시 28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A씨는 대부분 중개업소를 통해 계약한 사람들이 최소 350만원은 보장받았다는 점, 처음 약속과도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대화로 이견을 조율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부터 대표 L씨는 연락받지 않기 시작했고, 한 달 내내 D업소를 찾아갔으나 만날 수도 없었다고 합니다.

A씨는 "한번 상담 경험이 있어 믿고 D사를 선택했는데, 계약 후 연락이 어려워졌고 뒤늦게 해당 중개업소 대표에 MGM이 입금됐다는 걸 알게 됐다"며 "만나고 싶어 찾아가도 해외여행, 중개 업무 등의 이유로 만남이 불가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급기야 전속 중개권 여부와 관계없이 100만원 이상은 줄 수 없다고 태도를 바꿨다"며 "'내 계좌에 들어온 내 돈인데 왜 달라고 하느냐'고 오히려 역정을 냈다"고 덧붙였습니다.

A씨와 같이 부동산을 통해 계약을 맺은 X아파트 입주민들 대다수 부동산으로부터 MGM 일부를 갈등 없이 받았습니다. "MGM 자체를 모르고 계약했는데, 먼저 부동산에서 챙겨줬다", "절반인 350만원은 기본으로 받았다", "X단지와 거리가 먼 부동산은 600만원을 돌려줬다" 등 입주민들의 실 후기가 올라와 있습니다.

MGM 수수료로 중개업소와 소비자 사이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A씨와 같은 계약자들이 구제받을 방법 또는 예방할 방안은 없을까요? 업계 전문가는 무엇보다 이런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사전에 꼼꼼한 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김예림 법무법인심목 대표변호사는 "MGM은 일종의 수수료 개념이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시행사나 연결 주체가 되는 쪽에서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하는데 보통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이어 "구두로 말했더라도 계약이 성립되기 때문"이라며 "다만, 별도의 계약서가 없으니 발뺌하는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나 계약서도 필수라고 하네요. 김 변호사는 "신뢰 관계가 없는 경우라면 계약서를 명확히 작성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녹취 등을 통해서도 증명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구두보다 문자나 문서로 남겨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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