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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後] 공매도 주범으로 몰린 시장조성자 "우린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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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의 의무 완화로 시장조성자 공매도 거의 없어
공매도 물량 대부분, ETF 유동성 공급하는 LP물량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정부의 전격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에도 개인투자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정부가 원활한 증권 시장 운영을 위해 예외적으로 허용한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LP)의 공매도까지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시장조성자는 시장조성호가를 제출하는 경우, LP는 유동성공급호가를 제출하는 경우 차입 공매도를 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선 거래 시스템상 시장조성자 등의 차입 공매도 물량까지 금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6일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649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3일, 951억원)에 비해 늘어나며 개인투자자들의 비판이 일었다.

그러나 이후 7일과 8일엔 각각 935억원, 237억원을 기록하며 공매도 금액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3거래일간 기관의 코스닥시장 공매도 물량은 940억원으로 올해(1월2일~11월3일) 평균 기관 공매도 물량 1001억원을 밑돈다.

코스피시장에서 기관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6일 326억원에서 7일 506억원으로 늘었다가 이날 249억원으로 감소했다.

기관 공매도 물량은 저유동성 종목이나 상장지수펀드(ETF)의 유동성 공급을 담당하는 LP 물량이 대다수다. 투자자들이 공매도 허용과 관련해 문제 주체로 삼는 시장조성 증권사의 물량은 거의 없었다는 게 거래소 측 설명이다.

이는 거래소가 시장조성 업무 중 발생하는 공매도 물량을 낮추기 위해 이번주 시장조성자들에게 사실상 공매도를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했기 때문이다.

박청 한국거래소 금융파생제도 팀장은 "지난 주말(6일) 전격적으로 공매도 발표가 나오면서, 이번주 시장조성 업무 의무 수준을 완화해 차입 공매도 수량이 낮아지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성자는 사전에 정한 종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매도, 매수 양방향 호가를 제시해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호가 스프레드(매수·매도간 차이)가 작을수록 거래는 많이 체결되고, 차입 공매도도 많아진다.

박 팀장은 "종목별 유동성 수준 등을 반영해 시장 운영 차질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스프레드를 확대해 공매도 수량이 적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음주부터 (시장조성자의 차입 공매도) 수량이 축소해 나갈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LP의 차입 공매도는 시장 운영상 없애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입장이다.

LP의 차입 공매도 물량이 큰 ETF의 경우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크게 발생하면, ETF 가격 등락이 커진다. 괴리율이 커질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LP들은 호가를 제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때 LP들은 위험을 헷지하기 위해 차입 공매도를 한다. 즉 2차전지를 비롯한 ETF의 거래가 잦아질수록 LP의 차입 공매도 거래량이 증가한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ETF 거래 구조상 LP의 차입 공매도가 당연히 이뤄질 수 밖에 없게 돼 있다"며 "LP들의 공매도도 금지하게 되면 ETF 괴리율이 많이 벌어지게 될 것이고, 이 경우 ETF 상품들이 줄줄이 상장 폐지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증시가 선호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인데, LP와 시장조성자의 차입 공매도까지 금지하라는 것은 투자자들의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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