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지만 두 사람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인 위원장은 4일 오후 3시 부산 경성대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에 참석했다. 이번 토크 콘서트는 이언주 전 의원과 이 전 대표가 진행한 공개 행사다.
이 전 대표는 진행자의 제안으로 맨 앞 객석에 앉은 인 위원장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전 대표는 영어 이름이 존 올더먼 린튼인 인 위원장을 'Mr. Linton'으로 부르며 입을 뗐다.
그는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이제 당신은 우리의 일원이 됐고. 우리의 민주주의에 더욱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본다"면서 "당신이 젊은 날 지키고자 노력했던 그 민주주의 말이다"라고 말했다. 또 "언젠가 반드시 당신과 내가 공통된 의견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당신은 오늘 이 자리에 올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최근 강서 선거에서 무엇을 배웠나. 강서 지역민들과 대화하고자 노력해 봤나"라며 "그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해답은 그들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의 언어를 따르고, 갈등을 조장하려 하지 않는다면 기꺼이 대화할 의사가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다.
그는 "인요한 박사님한테 영어로 말씀드린 이유는"이라며 잠시 우리말로 설명할 듯하다가 다시 영어로 "우리의 일원이 됐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제발 우리의 편에 서달라. 그리고 우리와 같은 언어로 말해달라. 민주주의의 언어로 말해달라 제발"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말로 인사했던 이 전 의원도 마이크를 잡고 "우리 정당과 한국 민주주의, 정치에 대해서 아주 강력하게 비판할 것"이라며 영어로 말을 보탰다.
다시 마이크를 잡은 이 전 대표는 돌연 "그런데 여기서 내가 환자인가. 오늘 이 자리에 의사로 왔나"라고 인 위원장에게 질문을 했다. 그러면서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가서 그와 이야기하라. 그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이에 웃음을 터트리며 "경청하러 왔다"고 답했다. 객석 맨 앞줄에 앉아 있던 인 위원장은 행사 종료 후 곧장 상경했다.
인 위원장은 기자들이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의지가 강해 보인다"고 묻자 "오늘은 들으러 왔다. 생각을 정리해 서울에서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말한 뒤 별도로 면담 요청을 하지 않고 바로 자리를 떴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같은 모습이 아니다' 등을 강조한 것이 귀화인의 정체성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지적에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인데 인종적 관점에서 한 게 절대 아니다"라며 "지금 행동이 강서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진짜 환자가 누굴 지칭하느냐"는 질문에는 "좀 더 특정하자면, 인 위원장이 당에 쓴 약을 먹이겠다고 했는데 강서 선거에서 민심이 당이 싫어서 투표를 안 했다고 진단하면 오진"이라고 답했다.
한편 인 위원장은 최근 여권 인사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난 데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에게도 만남을 요청하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