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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도 제철 있다"…전문가가 말하는 '배추 고르는 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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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덕 대표 "다 같은 배추 아냐…계절, 김장 시기에 따라 골라야"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최근 김장을 담그는 인구가 줄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각 가정만의 특색을 가진 김치를 만들기 위한 '전통'도 계속되고 있다. 김장은 보통 날이 추워지는 11월 중순부터 늦으면 1월 까지 이어지는데, 지역마다 배추의 '제철'이 각각 달라 김장 시기에 맞는 배추를 어떻게 조달하느냐가 맛있는 김치를 담그는 시작이 된다.

배추 전문가인 송현덕 문경팜 대표는 "시기별로 가장 맛있는 배추가 따로 있기 때문에, 배추 선택에 신중해야 맛있는 김치가 탄생한다"라고 강조했다. 배추 농사와 유통, 가공만 10년 이상 해 온 그가 추천하는 '가장 맛있는 배추'는 어떤 배추인지 직접 들어봤다.

경북 문경시에 위치한 '문경팜' 송현덕 대표. 송 대표는 배추 관련 사업만 벌써 10년째다. [사진=김태헌 기자]

지난 1일 경북 문경시에서 만난 송 대표는 배추의 생산부터 절임배추 판매, 포장김치 가공까지 배추로 할 수 있는 사업은 모두 하고 있다.

송 대표는 경북 문경을 비롯해 해남과 강원 등 전국 각지에서 배추를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들 배추를 절임배추로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다. 또 포장김치인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 대상 '종가집' 김치까지도 생산한다.

이곳 문경팜에서 생산·판매하는 배추와 절임배추, 김치 등의 물량은 전국에서도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이 때문에 배추 소비량도 엄청나 직접 재배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배추밭과 계약을 체결해 안정된 수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지금도 문경은 물론 해남과 춘천 등에서 송 대표의 배추들은 성장 중이다.

송현덕 대표는 배추 모종을 심는 과정부터 직접 관여하고, 비료 등 생산에 관련된 모든 것을 컨트롤 하기에 생산되는 배추는 전국 최고 수준까지 품질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경팜에서는 하루 25톤의 절임배추 생산이 가능하고, 김치는 8톤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공장에서 수 년간 송 대표는 하루 수 십톤의 배추를 검수했고, 현장에서는 수 십만평의 배추밭을 관리해 왔다.

그런 그는 집에서 어떤 배추로 김장을 담을까. 송현덕 대표는 김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배추라고 강조했다. 속재료와 양념에 따라 각 가정의 김치 맛이 달라지긴 하지만, 기본은 배추라는 것이다.

송 대표는 "배추는 김장배추, 월동배추, 만생월동배추, 베타배추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며 "김장을 담그는 때가 언제인지에 따라 각 지역별 가장 맛있는 배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장 시기에 따라 생산지를 확인하라는 의미다.

그러면서 "모든 곡식은 서리가 내린 이후 맛이 가장 좋다"며 "11월인 현재는 기온이 낮은 문경이나 강원도, 괴산 등에서 생산되는 배추 맛이 월등하고, 12월말부터 내년초까지는 해남 배추 맛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1일 경상북도 문경시에 위치한 배추 생산 가공 업체 '문경팜'에서 이마트 '베타후레쉬' 배추를 생산하고 있다. [영상=김태헌, 정소희 기자]
1일 경상북도 문경시에 위치한 배추 생산 가공 업체 '문경팜'에서 이마트 '베타후레쉬' 배추를 생산하고 있다. [영상=김태헌, 정소희 기자]

이는 지리적 특성에 따라 월별 기온차가 발생하고, 날이 추워질수록 배추에서 수분이 빠지고 당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20년까지 11월 평균 기온은 문경이 6.4도(최고 12.4, 최저 1.1)지만, 해남은 같은기간 9.3도(최고 15.4, 최저 3.3)로 약 3도 가량의 기온차가 발생했다. 반면 같은기간 12월, 문경의 평균 기온은 0.1도(최고 5.4, 최저 -4.7)지만, 해남의 평균 기온은 3.3도(최고 8.8, 최저 -1.9)로 약 3도 가량 더 높다.

또 간편하게 김장을 하기 위해 절임배추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최근에는 절임배추 판매량도 늘고 있다. 송 대표는 절임배추 구입시에도 생산지역과 함께 어떤 소금을 사용했는지 살펴볼 것을 조언했다. 일부 농가나 기업들이 중국산 소금이나 천일염을 사용하고도 정제소금을 사용한 것으로 포장하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산 유명 브랜드 소금은 일반 농가 등에서는 구입하기가 쉽지 않지만, 많은 곳에서는 해당 소금을 사용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한 관리감독도 사실상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 판매하는 절임배추를 구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경북 문경시에 위치한 문경팜에서 재배 중인 배추. [사진=김태헌 기자]

송현덕 대표는 "모든 배추의 맛이 유사한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각 가정의 김장 시기에 맞춰 문경, 해남, 강원도 배추를 적절히 선택하면 더욱 맛있는 김치를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경팜은 최근 이마트와 함께 '베타후레쉬' 배추 생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베타후레쉬 배추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일반 배추보다 최대 100배 이상 더 포함됐다. 순무와 배추를 접붙여 생산하는데 그 맛은 일반 배추보다 더 달고, 아삭거린다.

한편 문경팜은 지역 내에서 유일하게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공장이다. 해썹이란 식품 및 축산물의 원료 생산에서부터 최종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각 단계에서 생물학적, 화학적, 물리적 위해요소가 해당식품에 혼입되거나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위생관리시스템을 말한다.

/경북 문경=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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