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KB금융지주가 3분기에도 리딩뱅크를 사수했다. 금융지주사들이 빙하기에 들어섰지만 유일하게 순익·건전성·자본 여력까지 3박자를 두루 갖추며 배당 전쟁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1일 금융지주회사들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3분기 K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70%로 전년 말 대비 0.46%포인트(p) 상승했다.
CET1 비율은 금융회사의 손실 흡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배당의 기준점이기도 한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선 10.5%를 유지하도록 규제하고 있고 우리 금융당국은 더욱 엄격한 13%를 권고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초 CET1 목표 비율을 초과하는 자본을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CET1 비율이 높을수록 배당금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규모가 커진다.
KB금융은 유일하게 CET1 비율이 13%를 웃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13.16%였던 CET1 비율이 3분기 12.70%로 하락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12.9%, 12.1%로 각각 0.1%포인트(p) 올랐지만, 13%에는 못 미쳤다.
3분기 당기순이익도 홀로 증가했다.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34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1%(70억2000만원)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26.6%(4323억원), 하나금융은 14.9%(1680억원) 줄었다. 우리금융은 0.1% 감소하며 제자리를 맴돌았다.
KB금융의 신용손실충당금은 1조7682억원으로 신한금융(1조4773억원), 하나금융(1조2184억원), 우리금융(1조790억원)을 뛰어넘는다. 대손비용률도 0.38%로 0.41%~0.50%인 다른 금융지주보다 효율적이다.
증권가에선 지난해에는 하나금융의 배당 성향이 27%로 KB금융(26%)보다 높았으나, 올해는 KB금융이 넉넉한 자본비율을 기반으로 배당 성향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ET1 비율이 13.70%로 업계 최고 수준인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올해는 KB금융의 배당 성향이 35%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도 "CET1 비율이 13.70%에 이르러 스트레스 완충자본 부과 등에도 주주환원정책 신뢰도는 높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서영호 KB금융 재무총괄(CFO)은 지난달 2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를 도입해도 CET1 13~14% 달성은 무리가 없다"며 "KB금융은 계속 배당 총액을 늘려가는 정책을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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