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윤석열 '맹탕' 시정연설…실질적 대안 없어"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과 관련해 "당면한 경제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나 국민들의 고단한 삶에 대한 공감, 그리고 실질적인 대안은 찾아볼 수 없는 '맹탕연설'이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무엇보다 반성한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말씀과는 달리 국정운영 기조는 단 하나도 바뀐 것이 없었다. 민생을 챙기겠다던 대통령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다"며 "경제 위기를 온몸으로 견뎌야 하는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억지 성과를 자화자찬하며 자기합리화에 급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건전 재정을 앞세운 지출 구조조정'이라고 변명하지만 지역을 살리는 예산, R&D 등 미래를 준비하는 예산 등 필수 예산 삭감은 공약 파기 수준의 '묻지마' 삭감에 불과하다"며 "마구잡이 삭감으로 점철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민국의 미래, 국민의 내일은 없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은 신사협정을 존중해 본회의장에서 고성과 야유 등을 자제했다. 하지만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포기한 예산안에는 조금의 양해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은 내일부터 시작되는 예산안 심사에서 윤석열 정부가 지워버린 예산을 복원하고 국민의 희망을 되찾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내년도(2024) 예산안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총 23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 등 '건전재정' 기조를 강조하면서도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국방, 법치, 교육, 보건 등 국가 본질 기능 강화와 약자 보호, 그리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더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계급여 지급액 인상 △발달장애인 1:1 전담 서비스 △저소득층 대학생 장학금 인상 등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 전 사전환담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났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대통령에게 "민생 현장이 너무 어려우니 정부부처는 이런 점에 좀더 신경쓰며 정책을 집행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근 여야 '신사협정'에 따라 본회의장 내에서 피켓팅, 고성·항의 등의 행위는 자제했다. 대신 윤 대통령 국회 입장시 '침묵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이 눈길을 주지 않고 이동하자 일부는 "여기 한 번 보고 가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반면 이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 국회 본회의장 입장 직후 가장 먼저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도 연설 후 야당 의원들을 찾아 악수를 청했으나 의원 일부는 거부하거나 마지못해하는 자세를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