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이 전직 직원이 차린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용 의원(국민의힘)은 17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한콘진 전직원이 차린 회사인 피아이랩스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비위 행위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종합감사 전까지 2016년부터 올해까지 한콘진이 실시한 위탁 용역사업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라고도 했다.
이날 이용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8월 설립된 피아이랩스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한콘진으로부터 총 18건의 위탁용역 사업(143억원 규모)을 도맡아 진행했다. 이 회사의 총매출 중 98%가 한콘진과의 거래로 발생했다.
한콘진이 지난 5월 10일부터 7월 25일까지 자체 감사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 이용 의원은 조현래 한콘진 원장에게 "전직 직원으로 꾸려진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한 점을 인정하는지" 묻고 "한콘진 감사로 3건의 지휘 통보, 200만원 환수를 했는데 이걸로 충분한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한콘진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감사가 이뤄지는 중 피감 대상 사업자(피아이랩스)에게 한콘진 장소 대관까지 친절하게 해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게재된 게시물도 인용했다. 이 의원은 "한콘진 직원들이 작성한 것 같은데 '언젠가 이럴 줄 알았다', '실세인 K5 파워가 눈부시네'라고 하는데 K5가 누구인지" 질의했다. 조현래 원장은 "처음 듣는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오후 질의 전까지 'K5'가 누구인지 파악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일반 기업이 일감 몰아주기를 하면 산업 생태계를 위태롭게 하는 등 중대 범죄로 인식한다"며 "일감 몰아주기 용역과 이를 리베이트하는 형태는 한콘진에서 고질적으로 일어났던 문제다. 드러난 건 오히려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행태들 때문에 우리 정부가 이권 카르텔 문제를 계속 부각시키는 것"이라며 "더이상 한콘진 자체 감사로는 자정 작용이 불가하다고 본다.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현래 원장은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한콘진 나름대로 외부 평가를 하고 있고 직원들도 관여하지 않는다. 저희 직원들을 믿는다"고 답했다.
한편 김윤덕 의원(더불어민주당)도 "한콘진이 피아이랩스 자체 감사를 실시했는데 아주 가벼운 주의로 끝났다. 한콘진의 자체 감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감사원 감사도 여야의 힘을 모아 한콘진의 이권 카르텔 문제를 제대로 조사했으면 한다. 전정부 가릴 것 없이 이권 카르텔 문제는 반드시 끝을 봐야 한다"고 동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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