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전세 안고 갭투자 안되는 곳이에요. 실거주 2년 요건을 채워야 하는데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몇 년 동안 거래가 없다가 최근 신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강남에서는 희소한 재건축 단지 물량입니다. 매물을 내놨다가도 다시 취소하는 집주인들이 있어 물량이 귀해요. 우리야 중개하면 좋지만, 솔직히 (집주인으로서는) 팔고 나갈 이유가 없죠. 급매 찾는 문의는 신통기획(신속통합기획) 발표 이후 끊이질 않습니다."
서울 아파트 월간 매매가격이 3개월째 오름세를 기록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거래가 지속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0.01%)보다 0.06% 올라 상승폭이 확대, 중저가 아파트까지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하며 서울 전체 아파트값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가운데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서초구(0.19%)로 나타났다. 이어 송파(0.13%), 강남(0.11%) 순이었다. 광진구(0.06%)와 도봉구(0.05%), 노원구(0.04%) 등의 상승도 두드러졌다.
고가 시장인 강남 3구(서초·송파·강남)가 지속해서 오름폭을 키우며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신축 브랜드 단지가 즐비한 잠원동과 반포동 일원에서 20년 이상 된 구축단지 또는 몇 안 되는 재건축 단지들이 상승세를 강하게 견인하고 있다. 특히, 일부 단지는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묶여 갭투자가 불가능함에도 1~2년 넘게 거래가 없다가 재건축 호재를 업고 수억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준공, 현재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 중인 잠원동아아파트는 올해 초 실거래가와 비교해 무려 6억5000만원이 올랐다. 단지의 전용 84.91㎡는 지난달 매물 2건이 25억원(6층), 26억5000만원(19층)에 중개 거래됐다. 올해 2월 20억원(4층), 22억2000만원(20층)에 거래가 완료됐다.
맞은편 재건축사업이 진행 중인 신반포4차(1979년 준공)도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가격이 크게 오르는 분위기다. 단지의 전용 107.39㎡는 올해 2월과 3월 26억원(3층), 26억5000만원(5층)에 각각 거래된 데 이어 지난 6월과 8월 30억에 매물 2건이 팔렸다. 지난달에는 동일면적대 매물이 30억9000만원(12층)에 계약이 성사되며 올해 기준 최고가를 기록했다. 호가는 32억5000만원~33억5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반포센트럴자이, 반포르엘, 반포래미안원베일리 등 고가단지에 둘러싸인 동시에 한강변 입지를 갖춘 신반포2차 역시 올해 2050가구 규모로 재탄생하는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되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단지의 전용 135.97㎡는 지난 8월 40억원(3층)에 중개 거래됐다. 지난 2021년 동일면적대 매물 2건이 34억7000만원(6층), 39억8000만원(7층)에 팔린 이후 거래가 없다가 올해 40억원대에 진입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재 동일면적대 호가는 43~44억원이다.
인근 D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 신반포2차, 4차는 재건축하면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단지 중 하나"라며 "특히 신통기획안이 발표되면서 토허제로 묶여 매매가 없다가 거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H부동산 대표는 "집주인들은 매도를 대거 보류하고, 매수자들은 급매를 계속 찾는 분위기"라며 "실거주 2년을 충족해야 하고, 전세를 낀 갭투자는 불가능해 진입장벽이 높다. 그럼에도 매물은 희소하고 신고가가 나오자, 호가도 쭉쭉 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새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책임연구원은 "서울 상급지에서 시작한 가격 회복세가 점차 범위를 넓히며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신축 분양가 인상 기조와 전셋값 상승 분위기, 주택수급불균형 우려 등을 두루 고려하면 서울 아파트시장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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