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반도체 패키징 시장이 가열되고 있다. 반도체 미세화 기술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인텔, 삼성전자, SK 등 대기업들이 패키징에서 활로를 찾고 있어서다.
9일 시장조사업체 자이언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반도체 후공정 시장은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4.8%씩 성장해 2028년 509억 달러(약 68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로 다른 종류의 반도체를 연결해 하나의 시스템 반도체를 만들어 내는 패키징도 후공정의 일환이다.
![인텔이 조립한 유리기판 테스트 칩 [사진=인텔 ]](https://image.inews24.com/v1/d9b2c238c7a280.jpg)
반도체 제조 과정은 전(前)공정과 후(後)공정으로 나뉜다.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이를 웨이퍼에 새기는 것이 전공정, 이후 웨이퍼에 새긴 칩을 잘라서 절연체로 감싸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도록 배선을 까는 작업 일체가 후공정이다.
첨단 패키징은 반도체 공정 미세화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개별 소자들의 단일 패키지화를 하는데 필수적인 핵심 기술이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저전력·고성능을 구현하기 위한 다기능·고집적 반도체를 만드는데 첨단 패키징 기술은 성패를 좌우한다.
◇인텔, 차세대 유리 기판 투자에 전력투구=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반도체 기판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텔은 유리 기판을 적용한 반도체 시제품을 공개하고 오는 2030년까지 상용화에 나선다.
기존 반도체 기판은 형태 변형이 쉽고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됐다. 그러나 이는 기판 표면이 두께를 줄이기 어렵고, 패키징 과정에서 기판이 휘어지는 휨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인텔은 차세대 기판 소재로 유리 기판을 개발하고 있다. 유리 기판은 플라스틱보다 표면이 매끈한 유리가 주 재료다.
기판 두께도 기존보다 4분의 1 이상 더 얇게 만들 수 있다. 전력 소모량도 줄일 수 있다. 기판의 회로 왜곡 발생률도 50% 감소해 반듯하고 얇은 회로를 기판 위에 새기는 데도 적합하다.
인텔 관계자는 "유리 기판은 차세대 반도체를 구현할 때 실행해야 할 필수 과정"이라며 "유리 기판은 시스템인패키지(SiP)로 불리는 칩렛 복합체 조립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텔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 소재 반도체 생산 시설에 현재까지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해 유리 기판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패키징 라인 투자 확대=반도체 후공정은 대만, 중국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2021년 반도체 후공정 시장 1위는 매출 기준 대만의 ASE다. 이어 2위는 미국의 앰코, 3위는 중국의 JCET였다.
한국 업체는 10위권에 들지 못했다.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도 패키징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천안 패키징 라인 투자를 확대하며 생산 능력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어드밴스드 패키지팀'을 신설했다. 첨단 패키징 사업 확대와 사업부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월 천안캠퍼스와 온양캠퍼스를 찾아 직접 패키징 경쟁력을 점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로직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평평한 판 위에 얹는 2.5차원(2.5D) 패키지, 극자외선(EUV) 공정으로 만든 로직 집적회로(다이) 위에 메모리(SRAM)를 올리는 3D(엑스큐브) 패키지 기술을 갖고 있다. 패키징 생산 거점인 천안, 온양에 대한 설비투자 확대도 논의 중이다. 특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HBM 양산을 담당할 신규 패키징 라인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SK, 미 패키징 건설 검토·후공정 신규 진출=SK하이닉스도 150억 달러를 패키징 및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예정이다.
SK엔펄스는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분야 기업인 ISC 인수 계약을 약 5000억원 규모로 체결하는 등 반도체 후공정 사업에도 새롭게 진출했다. 2021년 설립한 앱솔릭스를 통해 세계 최초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용 글라스 기판 양산 공장을 미국 조지아에 만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키징 기술을 고도화해야 하면서 규모가 큰 반도체 업체들도 관련 기술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다양한 기능을 가진 반도체 수요가 높아지면서 패키징이 반도체 업체의 큰 경쟁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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