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가 고향으로 알려진 게이샤 품종 커피의 진짜 고향을 찾기 위해서는 에티오피아 마지 숲을 들여다봐야 한다. 게이샤 품종의 이름은 일본식 이름과 표기가 아닌 에티오피아 봉가 남서쪽의 마지에서 48㎞ 거리의 지역과 그 곳에 있는 산 이름이다.

마지(Maji)는 코끼리 상아를 목적으로 하는 스와힐리 족 코끼리 사냥꾼들의 휴식처 겸 집결지였다. 마지(Maji)는 스와힐리어로 '물'이란 뜻을 가지고 있으며 휴식을 의미한다. 해발고도 2440m의 마지는 메넬리크2세에 의해 정복됐다. 이후 영국은 상아 밀매 방지를 목적으로 이곳에 영사관을 세웠다. 지난 1931년 당시 영국 영사는 리처드 웰리 (Richard Whalley) 대령으로, 그가 담당했던 구역에서 게이샤가 채집됐고 게이샤가 파나마로의 여행을 시작한 시점도 그의 재임 기간 중이었다.

지난 1936년 에티오피아 영국 영사관에서 커피 추가 연구를 위해 샘플 수집을 기록한 '게이샤 커피 지역'으로의 여행 기록 중, 논의된 편지 속에 'Gesha'라는 해당 지역의 암하라어 이름이 영어식 표현으로 처음 기록됐다. 대부분의 경우, 에티오피아의 Geisha, Gesha 커피 표기는 처음부터 'Geisha'로 기록됐고 사용돼 왔다. 미국 스페셜티 커피로스터들은 'Gesha'표기를 사용하고 미국 이외 다른 지역의 커피는 재배자의 원래 레이블이 어떻게 지정됐는지에 따라 'Geisha'표기를 사용한다. 일부 라틴 아메리카 생산자는 Gesha로 표기함으로써 에티오피아 전통 품종임을 강조한다.
국제 개발을 위한 프랑스 농업 연구 센터(CIRAD)의 농학자 장 피에르 라부시는 자료를 찾는 여정에서 몽펠리에 사무실 선반 정리하게 됐다. 그는 색깔로 위치를 표시해 둔 지도와 등사 서류 더미 속에서 지난 1969년 작성된 F.밀로의 미공개 보고서 'Inventory of the Coffee Varieties and Selections Imported Into and Growing Within East-Africa'를 찾아냈다.


이 보고서에는 게이샤 항목의 표기가 있고, 케냐에서 활동하던 영국인 식물학자 T.W.D.블로어가 써놓은 글이 남아있었다. "1931년, 아비시니아 남서쪽 게이샤(Geisha) 숲에서 채집한 씨앗" "이 지역은 1976~1981m이고 강우량 1270~1778㎜" "1차 가지는 길게 자라나고 아래쪽으로 늘어진다. 2차 가지가 아주 많이 나온다. 잎은 작고 좁으며 새싹은 청동색" 이런 메모 기록이 남아있었다. 이것이 게이샤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다.
남수단 국경에서 불과 몇 ㎞ 떨어진 에티오피아 서쪽 끝 벤치 마지 지역에는 나무들이 빽빽하고 무성하게 자라는 정글이 있다. 높이 뻗은 고원에서 고대의 거대한 숲을 감상할 수 있는 놀라운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복원된 커피 품종이 생산되고 있다.

'게샤 1931'은 파나마 게이샤와 매우 유사한 야생 개체군이며, 이 품종은 나무의 형태, 열매 모양, 생두크기, 컵 프로필을 보고 선택됐다.
고리 게이샤는 오리지널 가보 품종으로 고리 게이샤 숲의 유전적 다양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2011년 자체 탐사를 통해 발견한 품종이다. 일루바버 포레스트 품종은 질병 저항성 품종으로 1974년 Illubabor 커피 숲 탐험을 통해 발견됐다.
◇김태호 커피 매거진 '드립' 편집장은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시아 등 산간 오지를 탐험하며 커피와 관련된 스토리를 기록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여년간 아프리카의 혹독한 커피의 역사를 탐구해왔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지난 2018년 커피 매거진 '드립'을 창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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