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체포동의안 가결'] "해당행위" vs "지도부 교체"…민주, 내전 본격화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하루 뒤인 22일 더불어민주당이 가결에 대한 책임을 둘러싸고 본격적인 내전 상태에 들어갔다. 친명(친이재명)계는 이탈표를 '해당행위'로 규정하고 책임을 거론하는 한편, 비명(비이재명)계는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 교체를 압박하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21일) 체포동의안 가결표를 던진 비명(비이재명)계를 작심 비판했다. 그는 "같은 당 국회의원들이 자기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 적과의 동침"이라며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정적제거·야당탄압 공작에 놀아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다.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어 개딸 등 친명계 지지자들을 향해 "이재명 대표에게 더 많은 힘을 실어달라"며 "탈당보다 입당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도 이날 체포동의안 가결 후 첫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의 부족함은 민주당의 주인이 되어 채우고 질책하고 고쳐달라"며 지지자의 입당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냈다.

반면 비명계는 이날 체포동의안 가결의 정당성을 부각하며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 중진 이원욱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전날(21일) 박광온 원내대표의 사퇴를 두고 "책임져야 할 사람은 가만히 있고 오히려 책임이 약한 사람한테 모든 것을 떠넘긴다"며 "책임져야 할 사람은 이 대표를 비롯한 기존의 지도부"라고 주장했다. 이상민 의원도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가 취임 이후 지금 약 1년 동안 대표로서의 리더십을 별로 온전하게 잘 보여주지 못했다"며 지도부 교체 필요성을 시사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비명계 외에도 지도부(최고위)가 가결 책임론을 피할 순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당내 중진 의원은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현재 박광온 원내지도부만 사퇴한 이유는 이 대표가 영장심사를 앞둔 상황에서 책임을 본격적으로 묻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의 구속 여부가 판가름 나면 지도부도 책임론(교체 요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현 지도부 일원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최고위원직 사퇴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리더십 공백을 메우기 위한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추석 전(26일) 실시로 확정되면서 원내대표직을 둘러싼 친명·비명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추석 전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해 리더십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를 열고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 설치 안건을 통과시켰다. 선관위원인 한준호 의원에 따르면 후보자는 이날부터 주말인 오는 24일까지 접수를 받고 선거는 오는 26일 실시한다. 단독 입후보의 경우 무투표로 당선된다. 26일은 공교롭게도 이재명 대표의 영장심사 예정일이기도 하다.

혼란 상황을 이유로 현재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힌 의원은 없으나 일각에서는 직전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홍익표(3선, 서울 중·성동갑), 박범계(3선, 대전 서구을), 김두관(재선, 경남 양산을) 의원 등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비교적 친명 성향이 강해 비명계에서 다른 후보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중립 성향의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체포동의안 가결로 일단 승기를 잡은 비명계가 순순히 친명계에게 원내지도부를 내 주지 않을 것"이라며 "직전 박광온 원내대표 당선도 비명계의 지지가 기여한 바 있다. 친명과 거리가 있는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