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총수일가가 최대주주인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기소된 미래에셋 계열사에 대한 재판에 미래에셋생명 직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사실상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캐피탈의 개입 하에 계열사들이 필요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 미래에셋컨설팅의 수익 증대를 꾀했다는 점을 중점으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현경훈 부장판사는 독점규제·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보험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미래에셋생명 직원 A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 등에 파견돼 VIP 마케팅을 담당했다.
검사는 "미래에셋캐피탈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래에셋컨설팅 소속 팀장 B씨가 증인을 통해 '포시즌스 호텔 선불카드 운용안'을 미래에셋증권에 전달하도록 한 것이 아닌가"라고 묻자 A씨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은 B씨가 직접 설명하거나 전달한 것 같고, 증권에 한해 저에게 부탁했는데 왜 그랬는지 정확히 의도를 알 수는 없다"고 답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창업자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48.63%)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91.86%를 보유하고 있다. 포시즌스호텔, 블루마운틴컨트리CC 등 그룹이 운용하는 부동산펀드가 투자한 호텔과 골프장 관리 등을 주요 업무로 한다.
검사는 "포시즌스 호텔 선불카드와 관련해 계열사별로 증권이 9억5000만원, 운용이 9억5000만원, 생명이 5억7000만원 규모로 발행한 것으로 나와있다. 컨설팅이 포시즌스의 실적을 위해 계열사 3사에 선불카드를 구입토록 사실상 할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블루마운틴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계열사에 바우처를 발행해 사용토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맡은 업무가 아니라 답변이 어렵다. 다만 바우처는 각 사의 필요에 따라 한 것이지 할당 등의 성격은 아니었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검사가 "증권과 생명이 (바우처 등)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블루마운틴 사용으로 얻는 이미지 제고 효과나 그룹 홍보 효과 등이 얼마나 되는지 데이터로 정리해본 적이 있나"라고 묻자 A씨는 "충분한 기대 효과를 갖고 있겠지만, 그 결과치에 대해 데이터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오는 11월 28일로 정했다. 다음 공판에선 변호인측의 반대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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