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보험개발원이 유병자 연금보험 상품 개발의 핵심인 비표준체(비건강체) 통계 구축 관련 연구에 착수했다. 통계가 만들어지면 유병자 연금 개발도 탄력을 받게 된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최근 비건강체 통계 구축과 관련해 해외 유병자 연금보험 사례를 발굴하고 국내 대학 보험학과 교수진의 자문을 듣고 있다.

국내 보험사는 신뢰할 수 있는 비건강체 통계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통계청의 국민생명표나 보험사의 경험생명표는 건강체 비건강체 가릴 것 없이 대규모 인원을 관찰해 생존율, 사망률, 평균여명 등을 제시한다.
보험사가 유병자보험 상품을 판매로 집적한 데이터가 있지만, 모집단의 수가 작아 두 통계에 비해 신뢰도가 낮다. 해외 선진국 중 유병자 연금보험 상품을 도입한 곳의 사례를 살펴보는 것도 이런 이유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비건강체 통계 연구의 하나로 해외 사례를 조사하고 국내 보험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에게도 자문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보험개발원의 비표준체 통계(예정사망률 등) 구축 연구를 유병자 연금보험 개발의 첫 단계로 관측한다.
연금 보험료를 산출하기 위해선 신뢰할 수 있는 예정사망률 통계가 필요하다. 예정사망률을 어떻게 설정하냐에 따라 보험사의 손익이 크게 변동한다. 60세 유병자의 기대여명을 80세로 잡고 총보험료를 100원 거뒀다고 가정했을 때, 해당 가입자가 80세 이상을 살면 보험사는 100원 이상의 손실을 보게 된다.
장수 리스크(가입자가 예상한 기간보다 더 오래 살아 발생하는 보험금 위험)에 노출되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통계 산출이 어렵다는 점이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기대여명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최근 20년간 전체 암의 상대 생존율 추이를 보면 생존율은 26.3% 증가했다. 1996~2000년 생존율은 45.2%였지만, 2016~2020년에는 71.5%로 크게 올랐다. 통계를 만든 시점의 사망률과 향후의 사망률 갭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유병자 연금보험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다. 2020년 기준 가구당 보험 가입률은 98% 이상인 데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만성질환자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통계만 확실하면 보험사는 판매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유병자 입장에서도 노후 자금 마련 필요성 때문에 가입할 유인이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초고령 사회로 전환하고 있지만 유병자를 위한 연금 상품은 없다"며 "생명보험사 입장에서도 유병자 연금 시장은 새로운 시장으로 수익성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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