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영록 기자] “옥천은 제2의 고향입니다.”
충북 옥천군에 터를 잡은 이남구(60) 뜰안농장 대표가 귀농‧귀촌의 모범이 되고 있다.
전북 완주의 한 시골마을 출신인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로 상경해 30년간 영업직에서 일했다.
흙냄새를 항상 그리워하다가 2009년 빡빡한 서울 생활을 접고 옥천군 안남면으로 귀농했다.
이 대표가 안남면에 정착할 때 들고 온 것은 5개의 벌통이었다. 군집 생활을 하는 꿀벌이 시골생활에 제격이라는 판단에서다.
고즈넉할 줄만 알았던 귀농의 삶은 쉽지 않았다. 처음 3년은 힘듦에 연속이었다.
꿀을 얻기 위해 열심히 벌을 키웠지만, 벌들이 얻어다 준 꿀을 팔 수 있는 판로가 없었다.
정이 많아 찾아오는 이웃들에게 꿀을 내어주다 보니 밑지는 장사만 했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이 대표는 옥천군농업기술센터를 찾았다. 농업교육을 받고 인근 농가로부터 기술을 배웠다.
점차 시골생활에 익숙해진 그는 옥천 특산물인 옻나무를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2005년 옻산업특구로 지정돼 관련 산업이 발달한 옥천군의 환경도 한 몫 했다.
이 대표는 농장 인근에 옻나무 1000그루 이상을 심었다. 몇 년 후 크게 자란 옻나무에서 껍질과 순을 수확해 전국으로 출하했다. 옻나무꽃에서 채취한 꿀은 양봉에도 큰 도움이 됐다.
생활이 나아진 이 대표는 주민과의 화합에 힘썼다. 옥천을 제2의 고향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옥천군귀농귀촌연합회 사무총장, 안남면 주민자치위원장, 연주리 이장 등을 맡으며 주민을 위해 봉사했다.
귀농 15년을 맞은 지금 이 대표의 농장 인근에는 100개의 벌통이 놓여 있다. 인근 산자락에 놓은 것까지 더하면 300개에 달한다고 한다.
한 통에 꿀벌 5만여마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1500만마리의 꿀벌이 이웃인 셈이다.
휴대전화에는 고객 1500명의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다. 이 대표의 꿀을 찾는 택배 전화가 1년 내내 이어진다.
고향사랑기부제 옥천군 답례품으로 3만~30만원 사이의 벌꿀 세트도 제공하고 있다.
15년 전 초보 귀농인이 어느새 지역 터줏대감이 된 것이다.
이 대표는 “서울 생활보다 옥천에서의 생활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면서 “마을 주민, 고객과 교감하는 일상이 마음은 소처럼 느긋하게, 몸은 꿀벌처럼 부지런한 삶을 살게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옥천=안영록 기자(rogiy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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