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분양가는 오늘이 제일 싸다고들 하잖아요. 지금 내 집 마련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정말 엄두도 못 낼까봐 불안하죠."
견본주택에 가면 대부분의 방문객들이 이런 반응을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갈수록 분양가가 치솟고 있고,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통계치를 보면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7월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625만9100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2% 올랐다. 서울의 경우, 3.3㎡당 3192만7500원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분양 단지들은 연이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청약 흥행에는 성공하는 모습이다. 특히 광명은 약 3개월 만에 분양가가 20% 가까이 올랐는데도 그렇다. 지난 5월 청약을 진행한 '광명자이더샵포레나' 전용 84㎡(최고가 기준)는 10억4550만원이었는데 지난달 1순위 청약을 받은 '광명센트럴아이파크'의 전용 84㎡(최고가)는 12억7200만원으로 2억원 넘게 올랐다. 그럼에도 센트럴아이파크는 자이더샵포레나보다 높은 평균 18.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10억원 이하의 분양 단지는 찾아보기조차 어렵다. 청약 열기는 더 뜨겁다. 서울 광진구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은 420가구 모집에 4만1344명이 몰려 평균 9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4050만원이었다. 이달 초 분양한 서울 동작구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도 입지가 별로라는 평가와 함께, 전용59㎡의 분양가가 10억원에 달해 청약이 잘 될까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평균 청약경쟁률 17대 1의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수요자들이 수용할 능력이 있으니 뛰어드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견본주택에서 만난 수요자들은 "분양가가 너무 비싸 부담"이지만 "내일 더 오를 것"같아서 청약을 넣는다고 말했다. 더 오르리란 불안 심리 때문에 자금 여력을 살피지 않고 일단 청약을 넣는 상황도 더러 발생한다고도 한다. 또, 향후 주택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당장 집을 사야한다는 인식에 불을 지피는 측면도 배제하기 어렵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죽하면 "(시장에) 오늘이 내일보다 싼 것 아니냐는 심리가 전반적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언급했을까 싶다. 하지만 시장은 그의 의도와는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주택정책 수장의 의지와 언급만으로 시장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분양가 급등은 결국 주변의 시세까지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다시한번 주택가격에 거품이 끼어 경제전반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다각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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