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단식 2주째를 지나는 가운데 건강 악화 조짐이 관측되면서 당내외에서 단식 중단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아직은 괜찮다'며 단식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 차렸던 단식장을 국회 내 당대표실로 옮겼다. 박성준 대변인은 "건강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고 기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내로 단식장을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대표의 건강은 단식 14일을 넘기면서 악화가 심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상 10일~14일을 넘기면 의학적으로 불가역적인 손상이 온다는 걸 감안해 단식이 한계에 온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심각한 이상소견이 발생할 경우 (의료진이) 즉각적인 단식 중단을 강력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최고위원들과 함께 당내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 당내 최다(最多)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이 이 대표의 단식장을 찾아와 면담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단식 중단을 요청했으나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폭정이 선을 넘고 있어 당장 그만둘 의사가 없다'며 단식 계속 의지를 보였다.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지도부가 계속 권유드리고 있지만 워낙 대표의 의지가 완강하다"며 "국회에는 의료진이 상주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더 걱정이다. 단식하시더라도 병원에서 이어가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날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노영민 전 의원도 이 대표를 찾았다. 야권 일각에서 '문 전 대통령이 단식 중단을 권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노 전 의원은 "단식이 길어지니 문 전 대통령이 정말 깊게 걱정하고 계신다"며 문 전 대통령의 중단 권유를 대신 전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감사한 말씀"이라며 숙고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정부·여당이 이 대표 단식에 응답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단식 해제는 결국 '건강'이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상당한 시일이 지났기 때문에 건강상 문제가 나빠진다든가 하면 단식을 중단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끝까지 가는 것 말고는 이 대표 단식에 출구 전략이 별로 없어 보인다"며 "건강 문제로 입원까지 하게 되면 검찰의 영장청구 시점이 늦춰지거나 구속 비난, 체포동의안 부결 여론이 강해지는 등 유리해지는 측면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 △윤석열 정부 국정쇄신과 개각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반대 등을 촉구하는 단식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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