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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화웨이에 놀란 K-반도체,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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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미국은 중국에 대한 다양한 채찍을 가지고 있고, 필요하면 언제든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

최근 7년 만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상무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한 말이다.

이는 미·중 양국이 이번 회의에서 상무 실무그룹 구축, 수출통제 시행 정보교환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며, 양국이 갈등 완화 국면으로 돌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나온 강경 발언으로, 미국 정부가 여전히 중국 반도체 굴기 저지에 경계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이 와중에 중국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서, 3년 이상 화웨이로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나온 일명 '화웨이발' 쇼크는 최대 우방이자 반도체 핵심 기술을 가진 미국과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 초대형 악재임이 분명하다.

특히 이번 사태로 한 차례 한국 기업들에 대해 중국 공장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유예 조치를 내린 미국 정부가 내달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중국 반도체 규제 강화쪽으로 정책 방향을 정할 수 있다는 점이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약 40%를 중국 시안에서, SK하이닉스는 D램의 40%, 낸드플래시의 20% 가량을 중국 우시와 다롄에서 각각 만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생산시설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는 사실상 중국 생산시설의 폐쇄를 의미해 두 기업의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화웨이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어떤 루트를 통해 손에 넣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아 이를 두고 업계에선 제3국을 거쳐 중국으로 반도체가 들어가는 '우회 수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중국 내 반도체 유통 구조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해 경로를 일일이 추적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정부의 눈을 피해 화웨이와 직접 거래를 통해 반도체 제품을 납품했을 가능성은 0%에 가깝지만, 괜한 오해로 화웨이에 직접 납품했다는 의혹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질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중국의 격언이 있다. 이는 다른 나무보다 비교적 키가 작은 오얏나무, 즉 자두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면 자두를 따는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는 말로, 결국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켜 피해를 받는 상황을 만들지 말라는 의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직접 거래하는 방식 외에 대리상을 통한 위탁판매,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비공식 거래 등 다양한 반도체 유통 경로를 점검하고 자사 제품들이 화웨이를 비롯해 다른 중국 업체들로 유입되고 있지 않은 지 꼼꼼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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