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 ARM에 삼성전자, 애플, 엔비디아, 인텔 등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자로 참여한다.
다만 ARM의 기업가치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되고 있어 ARM이 상장 됐을 때 시장의 평가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삼성, 엔비디아 외에도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AMD, 케이던스 디자인, 시놉시스 등도 투자를 위한 협의 최종 단계에 돌입했다.
로이터는 "애플, 엔비디아 등 전략적 투자자들은 ARM의 상장에 각각 2500만~1억 달러(약 330억~1321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RM을 보유한 소프트뱅크그룹은 ARM의 기업 가치를 500억~550억달러로 설정하고, 이 범위 안에서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당 47~51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는 기존에 시장에서 평가했던 ARM의 기업가치 600억~700억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ARM은 지난달 21일 나스닥에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ARM은 반도체 설계 자산(IP)을 팹리스나 종합반도체기업(IDM) 등에 팔아 로열티를 받는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반도체 기업은 ARM이 그린 중앙처리장치(CPU),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기본 설계도를 받아 각자의 칩을 설계한다. 삼성전자, 애플, 퀄컴, 엔비디아 등이 ARM의 IP를 활용하고 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은 2016년 ARM을 320억 달러(약 42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2020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400억 달러를 받고 매각하려 했으나 중국, 영국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업이 ARM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해 핵심 투자사업인 비전펀드가 약 60조원의 손실을 내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ARM을 상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가 자체 벤처캐피털 펀드인 비전펀드가 보유한 ARM 지분을 25% 매입하면서 평가한 가치는 640억달러다. 소프트뱅크의 2016년 인수 가격은 320억 달러의 2배다. 당시 손 회장이 "5년 안에 (ARM의 기업 가치가) 5배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이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oT 시장이 손 회장의 기대보다 크지 못한 점, 미국과 중국의 갈등 등으로 ARM의 기업가치가 예상보다 커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WSJ는 "연결된 냉장고, 초인종 등 가전이 일상화되는 미래를 그렸던 손 회장의 IoT 베팅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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