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한 택시기사가 브레이크 오작동으로 버스와 추돌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제조사 측은 "단순 빗길 사고"라고 주장해 운전자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23일 경기도 동두천시 탑동 소재의 왕복 2차선 도로에서 버스와 택시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 경력 33년차라고 소개한 택시 기사 A씨는 사고 당시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그는 버스 뒤에서 주행하다 속도를 줄이려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마치 굳은 것 같이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 기어 변속도 해보고, 사이드 브레이크까지 당겼으나, 차는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차를 세우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써봤지만, 차는 서지 않았고 앞에 가는 버스를 약 1㎞ 정도 쫓아갔다"며 "엑셀은 한 번도 밟은 적 없고, 내리막 길이라 브레이크만 밟으려고 애썼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주행하다 결국 버스 후미를 들이받고 나서야 멈췄다. 급발진은 아니었고 마치 시동이 꺼진 차가 내리막질을 내려가는 듯 했다"고 부연했다.
해당 사고는 지난 28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한문철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을 살펴보면, 버스 뒤를 따르던 택시는 속도를 줄이지 못했고 이에 충돌을 피하기 위해 반대 차선 중앙선을 넘다 버스 후미를 들이받았다.
A씨는 "매우 황당하다. 브레이크가 먹지 않으니, 그 당시 '이제 죽었구나'하는 공포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상황을 겪지 못하면 짐작도 못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택시 수리비가 600만원에 달하는데 제조사 측에서는 단순 빗길 미끄럼 사고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를 접한 한 변호사는 "브레이크가 딱딱하게 굳어 작동되지 않았다면 급발진과 다를 게 없다"며 "하지만 현재로서 증명하는 방법은 여전히 '페달 블랙박스'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급발진 의심 사례는 여러 건 있었는데 패달이 딱딱해져서 버스를 들이받을 수밖에 없었던 사례는 제 기억엔 처음이다. 고치더라도 불안해서 어떡하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A씨와 같은 경험을 겪었다는 한 누리꾼은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접속불량이었다. 계기판에 경고등이 들어오면서 브레이크가 딱딱해졌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누리꾼들은 "제조사 잘못이 아니라 정비 불량 같다" "짧은 영상으로 어떻게 판단하라는 거냐"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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