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현재 정부시스템은 각 부처에서 개별로 구축되고 있다. 정부가 구상 중인 디지털플랫폼 정부가 제대로 구현되려면 개별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기는 게 아니라 통합된 클라우드 전략이 필요하다."
송호철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더존비즈온 플랫폼사업부문 대표)은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활용모델 사례와 성과 공유 행사'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는 시스템 기획·설계 단계부터 클라우드 환경을 고려해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방식이다. 기존 시스템을 단순히 클라우드 인프라에 옮기는 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구축·실행 방식까지 고려해 클라우드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송호철 위원은 "현재 정부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 방식은 애플리케이션과 시스템을 서비스형 인프라(IaaS)에 옮기기만 하는 리프트 앤 시프트(Lift and Shift) 방식을 따르고 있다"면서 "각 부처에서 클라우드 전환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공통 가이드라인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부처별 시스템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클라우드 전환으로 오히려 시스템 효율성과 확장성 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시스템별 최적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방안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각 부처별 추진이 아니라 통합된 조직이 공통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가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디지털플랫폼정부는 정부시스템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을 위한 단게별 프로세스 정립과 가이드라인 수립을 추진 중이다.
송 위원은 "국가 도시계획을 세울 때 통합적 설계가 필요하듯 기술 아키텍트 설계에서도 국가 단위의 통합 계획이 필요하다"면서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실현하려면, 단순한 인프라 전환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아키텍처와 플랫폼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실현하려면 정부가 디지털 분야 기술 전담 조직이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정부 추진방향과 기술 통제 예산 등을 담당하는 '정부 디지털 전담조직' △공통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스템 구축과 부처간 협업을 맡는 '부처별 전담 조직' △시스템 적용 기술 검증과 최신 기술 자문 역할을 하는 '민간 전문가' 등을 제안했다.
그는 "각 부처의 역할을 통합된 플랫폼으로 묶으려면, 이를 아우르는 권한을 가진 조직이 있어야 한다"면서 "싱가포르나 영국 GDS(디지털정부청) 등은 기술 아키텍트가 예산 권한을 가지고 직접 정책 등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데, 우리나라도 정부 조직에 CTO(최고기술책임자) 역할을 하는 책임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전체에 대한 디지털 기반을 설계하고, 적절한 기술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정부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올해부터 공공시스템의 클라우드 네이티브에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해 지자체 대상 시범사업을 통해 공공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 효과를 검증했다면, 올해는 기관 특성과 여건에 적합한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등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의 활용 모델을 발굴·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내년 공공 클라우드 관련 예산이 올해보다 증액됐지만 당초 예상보다 줄어든 규모다.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을 민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사업의 내년 예산은 758억원으로, 올해(342억)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당초 행안부는 올해보다 4배 늘어난 약 1200억원을 기획재정부에 신청했었다. 디플정 관계자는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을 위해 클라우드 네이티브 추진이 핵심인만큼 예산 규모가 더 커질 필요가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기재부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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