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하는 유망 IP 확보 및 관리를 위해 게임사들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법정 공방을 벌여온 맞수와 손을 잡거나 분쟁이 일고 있는 IP까지 입도선매하는 사례도 나왔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일곱개의 대죄' 등으로 애니메이션풍 게임을 흥행시킨 넷마블은 일본 출판사 고댠샤의 만화 IP를 기반으로 한 '샹그릴라 프론티어'를 개발 중이다. 한술 더 뜬 넷마블은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로 참여하는 등 원작 IP 인지도 확산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원작 IP의 인기가 게임 흥행에도 직결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넷마블은 "과거에는 성공한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 제작이 많았지만 이제는 기획 단계부터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함께 제작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그간 쌓여있는 IP 구현 등 노하우를 기반으로 좋은 IP의 콘텐츠 확대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IP 비즈니스를 위해 20년간 공방을 벌여온 맞수가 손을 잡기도 했다. 미르의전설2를 놓고 긴 기간 분쟁을 이어온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는 이달초 '미르의전설2·3'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르의전설2는 2000년대초 중국에서 흥행한 MMORPG로 이번 계약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IP 확산 및 관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양측간 분쟁으로 인해 위축됐던 미르2 IP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의미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우리와 그동안 다툼을 벌여왔던 중국 회사들은 이제 파트너가 되어 함께 중국 시장에서 우리 IP와 게임 사업을 전개하게 될 것이고 공동저작권자, 퍼블리셔, 주주 등의 역할로 '우리 편'이 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쟁 중인 IP를 확보한 사례도 나왔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지난 24일 '다크앤다커' IP 기반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다크앤다커는 넥슨의 내부 프로젝트를 무단 반출해 개발 중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게임으로, 회사 측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개척한 오리지널 IP라는 점을 높이 평가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게임업계는 배틀그라운드 단일 IP에 의존해온 크래프톤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다크앤다커는 분쟁이 벌어지기 전 스팀 동시접속자 10만명을 기록한 바 있다.
임우열 크래프톤 퍼블리싱 수석 본부장은 "원작에 대한 글로벌 팬들의 다양한 평가와 함께 향후에 나올 사법적 판단을 제3자로서 지켜보고 존중할 것"이라며 "이와는 별개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원작 IP의 생명력이 계속 이어져 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퍼블리셔가 많아지면서 IP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편"이라며 "최근 논란이 된 다크앤다커의 경우 해외 인지도로 인해 IP 확대에 목마른 크래프톤이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매력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게임사들이 이처럼 유망 IP 확보에 사력을 기울이는 건 IP가 모바일 게임의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이기 때문이다. IP는 원작의 팬층을 끌어오는 등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꼽힌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우는 이유다.
특히 IP는 다운로드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뉴주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월 5달러이상 지출자는 월 5달러미만 지출자에 비해 선호하는 IP 기반 게임을 다운로드 할 가능성이 2.84배 더 높다"며 "유망 IP는 퍼블리셔와 개발사에게 고지출자를 확보하는데 효과적인 도구"라고 분석했다.
다만 유망 IP가 이용자 확보에는 유리하지만 반드시 높은 매출과 잔존율로 직결되진 않는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뉴주는 IP 기반 게임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목표로 하는 시장에 부합해야 하며 △팬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게임 디자인 △이용자가 더욱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수익 모델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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