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정보통신기술(IT) 개발과 인공지능(AI) 시대 도래 등 사이버 정보보안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국내 정보보안기업은 덩치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해외 글로벌 기업이 국내 시장까지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사이버 공격 피해는 지난 2021년 6조9천억 달러에서 오는 2025년 약 10조5천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화 시대 이후 전세계 산업계가 클라우드 등 AI 체제로 전환했고 해킹조직 증가, 랜섬웨어 진화, 복잡해진 SW 공급망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더욱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북한, 러시아 등의 기술 영향력이 커지면서 사이버 테러 리스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중국군 해커들이 2020년부터 일본의 안보 분야 컴퓨터 시스템에 깊숙이 침투해 핵심 군사정보를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과 일본이 발칵 뒤집혔다.
상황이 이렇지만 국내 사이버보안 업체의 경우 영세 기업이 대부분이다. 국내 보안기업 90% 이상이 비상장 중소기업이다. 세계 1위 기업 미국 팰로앨토네트웍스 시가총액은 90조원에 달하는데, 이는 국내 1위 안랩(6천300억원)과 비교해 140배 차이가 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2021년 사이버 보안 시장의 규모는 132억달러(약 177조원)로 미국이 40.9%를 차지했고 이어 ▲중국(99억달러, 7.5%) ▲영국(86억달러, 6.5%)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35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미국과 비교할 때 대략 4분의 1, 중국과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영업실적도 안랩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참담하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2% 감소한 5억5천만원, 지란지교시큐리티는 12억원 영업적자, 라온시큐어는 61.3% 줄어든 7억원, 파수는 26.4% 줄어든 3억9천만원을 기록했다.
정보보안은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에 세계 각국 모두 자국 보안기업에 사업을 발주한다. 우리나라는 ▲최저가 입찰경쟁에 따른 제살깎아먹기식 경쟁 ▲보안 솔루션 경쟁력 약화 ▲보안기업의 상이한 사업군(문서보안, 네트워크 보안 등)에 따른 상호 시너지 효과 미흡 등이 문제로 꼽힌다.
정부는 국내 사이버보안 역량 강화를 위해 내년 사이버보안 펀드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정부가 매년 100억원씩 출자하고 민간이 200억원 이상을 조달하는 형태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정보보호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챗GPT(ChatGPT) 등 생성형 AI 등장 이후 사이버 공격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 관련 기술과 경쟁력은 미비하다"며 "국가 차원에서 인재양성과 기술개발, 적극적인 투자육성을 위한 기반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