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몸집이 큰 만큼 비싸잖아요. 그간 경기 침체가 길어지니 대형 오피스 빌딩 거래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광화문 콘코디언 빌딩이 매각된 이후 현재 10여 개의 매머드급 빌딩 거래가 진행되고 있어요. 아무래도 핵심 권역에 자리 잡은 건물들이다 보니 자산가치가 쉽사리 떨어지지 않고, 재택근무도 국내에서는 갈 길이 멀어 오피스 수요는 무조건 있을 겁니다."
극심한 거래 부진에 빠졌던 대형 빌딩 거래 시장이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인다. 광화문 콘코디언 빌딩(약 6천290억원)으로 '물꼬'를 튼 이후 진행되는 대형 오피스 빌딩 거래만 10여 개에 이른다. 지난 1분기 5건 안팎의 오피스 빌딩이 거래된 것과 대조적이다.
주요 업무지역에서 사무실을 임차하기 어려워지자 실사용자가 아예 건물 매입에 나서거나 경기 악화 대비를 위해 기관투자자가 빠르게 자산 매각에 나선 것이 맞물린 영향도 있다. 큰 규모의 오피스 빌딩은 글로벌 금리 인상과 기업 실적 악화에도 향후 자산가치가 뛸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거래가 진행 중인 서울 오피스 빌딩은 10여 곳을 웃돈다. 도심권역(CBD)에선 ▲타워8 ▲광화문G타워 ▲케이스퀘어빌딩과 강남권역(GBD)에선 ▲강남파이낸스플라자 ▲KG타워 ▲마제스타시티 타워1 ▲골든타워 ▲방배빌딩 ▲아크플레이스 등이다. 이 중 이미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빌딩도 다수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다. 지난 2020년 2.4%에 그쳤던 프라임 오피스 선순위 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5% 초·중반대까지 치솟았다. 자금 조달 여건이 회복되지 않아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상반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금액은 4조8천억원으로,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지난 2021년과 지난해와 비교하면 60%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최근 거래 시장이 살아나는 건 '손해는 안 보는 장사'라고 투자자들이 판단하기 때문이다. 최근 거래되는 오피스 빌딩은 대부분 주요 업무권역에 있는 데다 공실도 거의 없다. 임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자산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되는 곳은 된다'는 논리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적용되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 하이브리드 근무가 일상화된 미국에 비해 재택근무 비율이 현저히 낮다. 여전히 오피스 수요가 높을 것이라는 얘기다. 오는 2025년까지 서울 마곡을 제외하면 주요 핵심 업무권역에 대규모 오피스 빌딩 공급도 없다. 경기 둔화가 우려되지만, 오피스 빌딩 가치가 두드러지게 낮아질 만한 요인들은 딱히 없는 셈이다.
진원창 알스퀘어 빅데이터컨설팅팀 이사는 "도심권역 콘코디언 빌딩과 동화빌딩, 한국은행 소공별관 등 표류하던 대형 매물의 거래 종결로 올 2분기 거래 규모는 평년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좋지 않은 투자 환경에도 안정성 측면에서 투자가치가 높은 1만평 이상 대형 우량자산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진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으며, 이를 기점으로 오피스 거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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