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병원 옮겨도 자료 챙길 필요 없다"…마이데이터 본격 시동(종합)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1. 그동안 환자들은 병원을 옮길 때 기존 병원에서 투약정보, CT, MRI 검사결과 등 진료기록 자료를 하나하나 돈을 내고 발급받거나 신규 병원에서 CT, 혈액검사 등을 중복으로 받아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환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신규 병원에 스스로 옮길 수 있게 된다.

#2.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인 고독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만성질환 병력과 전기, 가스, 수도 등 사용량, 스마트폰 깨움 횟수 등의 정보를 통해 응급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이 가능해진다.

◆데이터시장 58兆으로 커진다…의료·복지·에너지 등 10대 중점부문 우선시행

정부가 국가 마이데이터 혁신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그동안 개인정보 규제로 인해 기업과 기관별 칸막이에 막혀 융합이 어려웠던 데이터를 통합해 디지털 대전환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데이터 시장 규모를 20% 추가성장시켜 58조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의 '국가 마이데이터 혁신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마이데이터는 정보주체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개인정보를 이동시켜 원하는 서비스에 활용되도록 하는 제도이다.

최장혁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마이데이터는 정보주체 측면에서 디지털 대전환이 본격화되는 시대에 적극적인 프라이버시 권리를 보장해 진정한 의미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며 “데이터 경제체질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정부는 2024년 선도사업으로 ▲의료 ▲복지 ▲에너지 ▲고용 ▲부동산 ▲교육 ▲통신 ▲유통 ▲교통 ▲여가 등 국민 체감효과가 높은 10대 중점부문에 마이데이터 제도를 우선 시행하고 시장 상황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분야를 확대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사회적 고립가구 응급상황 대응을 위해 의료(만성질환 병력), 복지(전기, 가스, 수도 등 사용량), 통신서비스(통신사용량) 등의 정보가 연계된다. 또 진료데이터 교류를 위해 의료(검사내역, 처방정보), 복지(복지수급 정보), 금융(보험가입내역) 정보가 연계돼 국민 편의성이 증진될 전망이다.

◆프라이버시 보호 대책 수립…개인정보 보호의무 위반시 엄정 제재

동시에 정부는 마이데이터의 프라이버시 보호 구현에 앞장선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해당 제도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필요 정보를 최소한으로 수집하고 전송받은 데이터를 전송 목적 범위 안에서만 활용하는 ‘마이데이터 안전 준칙’을 세운다.

모든 개인정보 전송 이력을 확인하고 원치 않는 전송을 중단하거나 기존 전송 데이터 파기를 요청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지원 플랫폼'을 구축해 마이데이터 권리 행사를 지원한다. 부당한 전송 유도행위 방지 대책, 데이터 유출 방지를 위한 전송보안 가이드라인, 식별·인증체계를 마련한다.

프라이버시 침해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개인정보 보호의무 위반행위는 과징금‧시정명령‧과태료‧벌칙 등을 통해 엄정하게 제재할 방침이다. 마이데이터 전송수신자 기준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시설과 기술 요건을 면밀히 설정한다.

최 부위원장은 "국민이 신뢰하는 마이데이터가 되도록 철저히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것"이라며 "다크패턴 등 부당전송 유도행위 방지책을 마련하고 개인정보 보호의무 위반행위에 대해 과징금과 시정명령 등으로 엄정하게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간 데이터 융합 확대, 범정부 협력체계 구축키로

정부는 금융과 공공 등 선행부문 마이데이터는 신규분야 데이터를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도록 지원한다. 금융 부문에서 비금융 데이터와 연계를 추진하고 공공 부문에서 민간·공공 데이터를 연계해 공공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의료·에너지·통신 부문은 부문별 특성에 맞는 발전 전략을 수립한다.

중점부문 중심으로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발굴하고 마이데이터 인프라를 통해 산업 간 데이터를 융합·연계한다. 관계부처와 부문별 발전전략을 구체화하고 정책과제를 논의한다. 지난달 출범한 '범정부 마이데이터 추진단'에서 마이데이터 법제도 수립 등 인프라를 마련하고 선도서비스를 발굴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오는 2024년까지 마이데이터 성공적 안착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집중한다. 2025년까지 기업 참여를 확산하기 위한 과금체계 수립, 지원책 마련, 중계시스템 지원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시장기반을 구축하고 2027년까지 서비스 생태계를 고도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 부위원장은 "개인정보위는 이번 전략을 시작으로 범정부 협력체계를 통해 제도적·기술적인 인프라를 마련하겠다"며 "선도 프로젝트를 적극 확산함으로써 국민이 신뢰하는 마이데이터 시대를 열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