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학부모 전화내역 없다더니…"'하이톡'도 수사해야"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사망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가 올해 1학기 학급 학생 26명 중 10여명의 학부모로부터 학급 소통 앱으로 민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16일 사망한 서초구 교사 A씨의 유족으로부터 3월6일~7월14일 간 고인과 학부모가 나눈 하이톡과 문자 내용을 제보 받았다고 밝혔다. 하이톡은 학급 소통 앱인 '하이클래스'에서 제공하는 메신저다.

이에 따르면 A씨의 학급 학생 26명의 학부모 중 10여명이 고인에게 하이톡으로 '우리 아이가 놀림 받고 있으니 확인해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울음이 터져 수업 참여를 어려워하거나 교실과 급식실에서 소리를 지르는 등 학급 내 일부 문제 학생들로 인해 지도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신고까지는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개선의지가 크게 보이지 않아 고민 중에 있다. 서로 어울려 노는 것도 아닌데 지속적으로 와서 그렇게 만지고 듣기 싫은 말을 하는 건 엄밀히 학교 폭력에 해당되는 사안인 것 같다. 상대방 ○○이 어머니는 이 일에 대해 알고 훈육하고 계신지 궁금하다"는 하이톡을 보냈다고 했다.

노조는 A씨가 학급에서 벌어진 이른바 '연필 사건' 등으로 인한 갈등을 중재하는 데 심적 부담이 컸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학부모들에게 "제가 전화 드리겠다" "제가 미처 살피지 못했다" "송구스럽다"는 답장을 반복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서울경찰청은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직접 전화한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12일 A씨가 휴대전화가 아닌 하이톡과 학교 전화로 피해자 학부모, 가해자 학부모와 수차례 소통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는 ▲오후 1시49분, 피해 학생 학부모가 피해 사진과 함께 "오후 2시 이후 통화를 원한다"고 하이톡 ▲오후 2시51분부터 7분 간, 오후 3시11분부터 4분 간 고인과 피해자 학부모 간 통화 및 문자 1통 ▲오후 3시20분, 고인이 피해자 학부모에게 하이톡 ▲오후 9시, 가해 학생 학부모가 고인 휴대폰으로 장문의 문자 등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고인이 숨진 채 발견된 전날인 지난달 17일 고인이 하이클래스 속 게시판인 '알림장'에 적은 내용을 공개했다. 알림장에는 "담임교사에게 용무가 있으실 경우 하이톡 또는 교실 내선전화로 연락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를 두고 노조는 "그만큼 고인이 개인 휴대전화 번호 노출을 원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지난달 12일 오후 3시20분에도 휴대전화가 아닌 하이톡을 사용한 점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수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