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이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같이 연루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광복절 특사 때 사면돼 올해 이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끝내 대상자엔 포함되지 못했다.
10일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사면심사위는 전날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등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하기로 결정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광복절을 계기로 취임 후 3번째 특사를 단행할 예정으로, 초점은 경제계 인사들에게 맞춰졌다.
다만 사면심사위는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의 경우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 합병 의혹으로 재판 중인 점을 고려해 사면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2021년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가 지난해 3월 가석방됐다.
또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이번 사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안 전 수석은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2020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과 벌금 6천만원, 추징금 1천990만원이 확정됐다. 2021년 9월에는 만기 출소했다.
김 전 차관은 최서원 씨와 함께 삼성그룹 등을 압박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선터에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 등으로 2020년 징역 2년을 확정 받았다.
대신 사면심사위는 재계에서 사면 요청 목소리가 이어졌던 기업인들을 대상자에 대거 포함시켰다.
이 외에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리 의혹을 폭로했다가 올해 5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한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도 사면 대상이 됐다. 지난 정권의 비리를 폭로한 공익 제보자라는 점에서 여권에서는 이번 사면 대상에 김 전 구청장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특사를 단행했던 지난해 광복절 특사에서 이재용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인 위주로 사면을 진행했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 회장은 2년 6개월 형기를 모두 마쳤지만 5년간 취업이 제한된 상태였다.
이어진 올 초 신년 특사에서는 광복절 특사에서 제외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복권됐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우병우 전 수석 등 국정농단 관련자들도 포함됐다. 야권에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복권 없이 사면됐다.
사면심사위는 특사·복권 대상자를 최종 선정해 사면권을 가진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윤 대통령은 법무부 사면심사위의 의견을 참고해 최종적으로 특사를 결정하게 된다.
사면 대상자는 통상 사면심사위 직후 화요일에 열리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다음날 0시 사면된다. 이번에는 사면심사위 직후 화요일이 광복절인 만큼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특별사면권은 헌법과 법률에서 보장하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국민 여론을 무시한 특사는 정부에게도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며 "사면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만큼 윤 대통령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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