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상욱 기자] 경찰국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총경들이 전보 인사에서 ‘좌천성’ 발령을 받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28일 총경 344명에 대한 정기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지난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총경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이 경상남도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에 임명됐다.
해당 직급은 기존에 총경보다 한 단계 아래 계급인 경정이 주로 맡던 자리다. 이 때문에 총경 인사 발표 직후 경찰 내부에선 ‘망신주기 인사’, ‘경찰 길들이기’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경찰대 4기 출신인 류 총경은 윤희근 경찰청장의 경찰대 3년 선배이면서 총경 8년 차다. 특히 직제상 상황팀장의 상관인 112치안종합상황실장에 류 총경의 경찰대 후배(5기)가 맡으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류 총경이 발령받기 전에는 황철환 총경과 하지원 총경이 112상황팀장을 맡았다. 공교롭게도 황 총경과 하 총경 모두 지난해 총경회의에 참석했던 인물이다.
이번 인사에서 하 총경은 유임되고, 황 총경이 울산경찰청 생활안전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황 총경 자리에 류 총경이 온 것이다.
이 때문에 ‘112상황팀장’이 유배 자리냐는 자조 섞인 반발이 나오면서 경찰 내부는 격앙된 분위기다. 이을영 경남경찰직장협의회 회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류 총경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판단된다”며 “이런 인사는 ‘경찰 길들이기’로 볼 수밖에 없으며, 직장협의회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며 지난 2월 전국에서 처음 1인 시위에 나섰던 류근창 경감은 “경찰에 대한 좌천성 보복 인사가 지난 2월에 마무리될 줄 알았다. 이번 인사는 ‘끝까지 보복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비참을 넘어 ‘잔인한’ 인사”라고 반발했다.
류 총경은 오는 31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인사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류 총경은 “조직의 안정을 휘두르는 보복 인사가 이렇게 지속적으로 된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며 “이번 인사의 부당성에 대해 조만간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7월 열린 총경회의에 참석했던 총경들은 당시 경찰청장 직무대리였던 윤희근 청장의 해산 명령에도 불구하고 회의를 강행해 복무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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