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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수장' 경계현, AI 시대 경영 철학 강조하고 나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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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관련 투자 확대 속 AI로 인한 반도체 업계 변화 예고…SK하닉 성장세 의식한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장이 인공지능(AI)이 반도체 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고하며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경 사장은 지난 26일 소셜미디어(SNS) 링크드인을 통해 "우리가 진입하는 AI 시대는 15년 전 스마트폰 등장 만큼이나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며 "삼성이 AI 생태계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경영 철학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사진=뉴시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사진=뉴시스]

경 사장이 제안한 AI 시대 경영 철학은 ▲조직문화 변화와 디지털 전환 ▲조직 성장을 위한 '성장 마인드셋' 채택 ▲새로운 고객 솔루션 제공 ▲AI가 진화할 향후 5∼10년간의 혁신 등이다.

경 사장은 "이 같은 경영 철학을 실시하면 삼성 반도체는 AI 시대에도 우리와 협력 파트너, 고객의 성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 반도체는 새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고객 중심적이고 지속적인 경영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 사장이 이처럼 나선 것은 AI로 인해 차세대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특히 생성형 AI 열풍으로 D램의 데이터 처리 속도가 중요해지면서 고성능 D램인 HBM(고대역폭 메모리)가 주목 받고 있는 상태다. 대만 시장조사전문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 시장 규모는 올해 60% 증가하고, 2025년까지 연평균 4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HBM 시장에서 대응에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D램 시장 '만년 2위'로 불리던 SK하이닉스에 점차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시장에서 5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삼성전자는 3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HBM3' D램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용 서버 등에 활용되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탓이다.

이 같은 지적에 경 사장은 지난 5일 임직원 소통행사에서 "삼성 HBM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여전히 50% 이상"이라고 주장했지만, SK하이닉스가 곧바로 비공개 IR 행사를 통해 반격에 나서면서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 받지 못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는 감지됐다. SK하이닉스는 "HBM을 비롯한 그래픽 D램의 매출액이 전체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두 자릿수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는 20%를 웃도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고객사의 피드백을 보면 HBM의 제품의 완성도나 양산 품질, 필드 품질까지 종합해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3세대 16GB HBM2E D램 '플래시볼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3세대 16GB HBM2E D램 '플래시볼트' [사진=삼성전자]

여기에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내 기술력에서도 삼성전자 등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자사 HBM 판매량이 2분기에서 3분기로 가며 약 7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독점하고 있는 HBM3 시장에선 2배 수준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며 독점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MD 등 고객과 협업을 강화해온 것이 HBM 시장을 선점하게 된 이유"라며 "후공정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필요했던 HBM에서 팹(Fab)과 패키지 부서들의 긴밀한 소통을 이끌어 낸 것도 시장 우위를 확보하는 데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는 MR-MUF 방식 패키지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MR-MUF는 SK하이닉스의 HBM 제작 기술로, D램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필름형 소재를 바닥에 까는 방식보다 공정이 효율적인 데다 열 방출도 우수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MR-MUF 기술은 현재의 HBM3를 넘어 내년에 출시 예정인 HBM3E에서도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는 중요한 배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 연말 HBM3 양산에 나선다. 현재 업계 최고 6.4Gbps(초당 기가비트)의 성능과 초저전력을 기반으로 하는 HBM3 16GB와 12단 24GB 제품 샘플을 출하 중이며 양산 준비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에서 HBM3 비중은 올해 6%에서 내년 18%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4분기부터는 삼성전자도 HBM3 일부 물량을 엔비디아에게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전자는 충남 천안사업장에 배치된 HBM 설비 생산능력을 지금의 두 배가량 확대하기 위해 내년 말까지 수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AMD 등에 HBM을 납품할 예정으로, 시장 요구에 맞춰 HBM 5세대 제품인 HBM3P도 연내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미국 테일러시에 500만㎡(약 150만 평) 규모로 짓고 있는 공장에서도 AI 반도체를 집중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HBM3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고, 엔비디아 H100에 단독 공급 중"이라며 "현재 HBM 제품에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 비교해 한 세대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그간 모바일과 HPC(고성능컴퓨팅)에 주력하면서 HBM은 우선 순위로 두지 않았다"며 "HBM이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미미한 탓에 SK하이닉스보다 성장성을 늦게 알아본 삼성전자의 대응이 다소 늦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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